농어촌 지역주민은 왜 피해만 봐야 하나
농어촌 지역주민은 왜 피해만 봐야 하나
  • 배창일 기자
  • 승인 2014.0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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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등면 가조도주민 우체국출장소·가조출장소 공동 사용 방안 반대
"결국 폐쇄로 이어질 것"…우체국 측 "서비스 지속 위한 고육책"

▲ 사등면 가조도 주민들이 거제우체국 가조도출장소를 가조출장소와 공동사용하는 방안에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5일 열린 주민설명회 모습. 이날 설명회에는 이례적으로 장영동 거제우체국장이 참석해 주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거제우체국이 사등면 가조도에서 운영 중인 거제우체국가조도출장소를 사등면 가조출장소와 공동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가조도주민들은 이번 공동사용 방안이 결국 가조도 출장소를 폐쇄하기 위한 수순에 불과하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거제우체국은 지난 25일 사등면 가조출장소에서 마을주민, 거제시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조도 출장소 공동사용 방안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거제우체국 측은 "가조도 출장소의 경우 건물이 지어진지 34년이 경과해 노후화에 따른 붕괴 등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있다"면서 "청사에 1명의 인원만 근무해 현금피탈 등 금융사고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체국은 또 "직원들이 1인 근무관서 근무를 기피하고 있어 인사에 어려움이 있다"며 거제시출장소와 공동사용 방안의 불가피성을 밝혔다.

장영동 거제우체국장은 "우체국은 보편적 서비스 제공과 함께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며 "우편물은 매년 5%씩 감소하고 있는 반면 인건비 상승 등으로 매년 우편사업 적자가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장 국장은 "이번 방안은 가조도 우편출장소를 존속시켜 주민들에게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며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가조도 출장소를 거제시출장소와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은 섬지역 주민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처사라며 반발했다.

주민 A씨는 "2년 전 우정사업본부장이 가조도 우편출장소의 존치를 약속했었다"며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대부분인 섬지역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현재의 청사를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우편출장소에 ATM기를 설치할 당시 지역민들이 ATM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상주인력을 배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1명의 인원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경험이 있다"며 "사등면 가조출장소에 우편출장소가 들어가 운영하게 되면 지리적 불편함으로 주민들의 출장소 활용빈도가 떨어질 것이고, 이는 결국 우편출장소의 폐쇄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민 C씨는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한다면 거제지역 농어촌 지역에 남아있을 공공기관이 뭐가 있겠냐"고 반문하고 "앞선 거제우체국의 행태로 본다면 어떠한 말도 신뢰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체국을 향하던 질책은 다시 거제시로 튀었다.

주민들은 "거제시와 우체국이 출장소 공동사용 방안을 사전에 협의해 놓고 주민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이 아니냐"며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다른 무엇보다 주민들의 의견이 중요하다"면서 "주민들이 공동사용 방안에 찬성해야만 행정에서도 그에 맞는 후속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거제우체국은 가조도출장소와 함께 칠천도출장소, 외포우체국 등 3곳에 대해 출장소 공동사용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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