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언덕
바람의 언덕
  • 거제신문
  • 승인 201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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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문장21》 시 등단

바람의 언덕에 올라
에메랄드빛 바다에 뜬
작은
섬들을 바라본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자락엔
온갖 풍상을 겪은
소나무 숲이
해풍에 흔들리는데
내 마음 어느덧
그물에서 고기를 털어 내는
어부가 된다

욕심을 털어 내고
삶의 찌꺼기조차 털어 내는
선창의
바람이 시원하다

·시 읽기: 《시집》에 발표한 시이다. 이 시는 거제도 관광 명소인 '바람의 언덕'에 대한 시이다. 시인은 바람의 언덕에 올라 에메랄드빛으로 출렁이는 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들을 바라보고 있다.                
 그 작은 섬들의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자락에는 온갖 풍상을 겪은 소나무 숲이 해풍에 흔들린다. 이런 풍경은 인간의 굴곡진 세상살이와 꼭 빼닮았다.
 어느덧 시인의 마음은 그물에서 고기를 털어 내는 어부가 된다. 그리고 그물을 털어 내면서 마음 깊숙이 자리 잡은 욕심도 털어 내고, 삶의 찌꺼기마저 털어 낸다. 나아가 시인은 선창의 시원한 바람과 자기 동일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모두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하면서 감정을 이입해 보면 어떨까?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문학평론가 신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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