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사람들은 삼복더위에 보양음식으로 개탕이나 삼계탕을 먹는 풍습이 있어 왔다. 한의학에서는 바깥 기온이 높아지면 반대로 우리 몸의 내장은 오히려 차가워지기 때문에 이때 속을 데우는 음식을 먹어 더위를 이기는 이열치열(以熱治熱)의 방법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삼계탕의 역사는 짧다. 복날이 되면 조선시대 양반들은 주로 소고기 육개장을 먹었고, 서민들은 마을 어귀 냇가에 모여 개를 잡아 개장국을 나눠 먹었다. 사위가 오면 씨암탉은 잡아준다는데 그게 요즘처럼 수삼 대추 생강 마늘 찹쌀 등의 재료와 함께 고아 만든 삼계탕이 아니라 그냥 닭을 푹 고운 백숙이었다.
일제강점기 때 부자들이 닭국(鷄湯)에 백삼가루를 넣어 먹었던 '계삼탕'을 시초로 보고 있다. 6·25 전쟁 이후에 식당의 메뉴로 등장했고, 1960년대 들어 양계산업의 본격화와 냉장고의 보급으로 인삼의 저장이 용이해 짐에 따라 인삼가루보다는 수삼을 넣으면서 삼계탕이 되었다. 88올림픽 때 개고기가 된서리를 맞으면서 삼계탕이 국민보양음식의 자리를 꿰차게 되었다.
삼계탕을 끓일 때에는 한 사람이 혼자 먹기에 알맞은 작은 크기의 닭을 이용하는데 이를 '영계백숙'이라하지만 본래는 '연한 닭' 곧 '연계(軟鷄)'를 말한다.
2000년 1년 동안 삼성 라이온즈에 몸을 담았던 야구선수 훌리오 프랑코가 미국에서 박찬호를 만났을 때 제일 먼저 한 말이 "찬호~, 삼계탕 먹으러 가자~"였을 만큼 삼계탕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 잡았는데, 지난 7월31일 사상 최초로 우리 삼계탕이 미국 시장으로 수출되는 쾌거를 이뤘다. 여름이 끝나기 전에 삼계탕이나 한 그릇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