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옥포2동 덕포마을 방파제의 테트라포드 일부가 무너지면서 방파제에 있던 시민 3명이 바다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경에 따르면 이 사고로 테트라포드 위에서 낚시를 하던 A씨(63)와 A씨 아들 B씨(31)와 또 다른 일행 한 명이 바다에 빠졌다. A씨 부자는 사고 직후 바다에서 스스로 빠져나온 뒤 찰과상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50대로 보이는 남성 한 명은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다 한 용감한 시민과 민간 어선의 도움으로 구조된 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바다에 빠진 50대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은 용감한 시민은 대우조선해양내 원광기업에서 전장화기 취부와 용접을 하고 있는 이광준씨(26)다.
고향이 경기도 파주시인 이씨는 이날 아들을 찾은 어머니와 함께 휴가 마지막 날 낚시를 즐기기 위해 방파제를 찾았다.
오후 2~3시께 낚시 포인트를 찾던 이씨는 파도가 엄청났던 그날 옥포방파제 테트라포드(콘크리트 삼발이)가 일부 무너지는 "우루루 쾅~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아우성을 듣고 사고현장을 뛰어갔다.
방파제 테트라포드 붕괴 사고로 3명이 물에 빠졌고 여기저기서 "사람이 물에 빠졌다. 119를 불러라"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물에 빠진 3명 중 두 사람은 자력으로 바다에서 나와 피를 흘리며 안전한 곳으로 걸어가고 있었으나 50대로 보이는 남자 한 명이 물속에서 정신을 잃고 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수영에 자신이 있었던 이씨가 신발을 벗고 뛰어 들 준비를 하고 있을 무렵, 젊은 사내 한 명이 먼저 물속으로 뛰어 들어 50대 남자를 구조해 왔다.

이씨는 방파제에서 의식이 없었던 구조된 남자를 물 밖에서 꺼내는 것을 도왔다. 하지만 물속으로 뛰어들었던 젊은 사내는 소리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이씨는 머리가 찢어져 피를 흘리며 물을 많이 먹어 토하기 시작한 구조된 남자를 테트라포드 위로 옮기고 "괜찮다. 걱정하지 말라"며 긴급구호를 하기 시작했다.
이후 119 구조대가 도착하고, 민간어선이 다가와 이씨는 구조된 남자를 어선에 옮겨 실었다.
이씨는 "그날 파도가 엄청났다"면서 "테트라포드를 올해 새로 쌓았다고 하던데 모두 3명이 빠졌다"며 "똑 같은 일이 벌어져도 젊고 건강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달려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2008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09년 군에 입대해 강원도 춘천에서 근무했으며 2011년 제대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의 일원이 되기 위해 군산시에 있는 '전북인력개발원'에서 1년간 용접과정을 이수하고 2013년 삼성조선소 하청업체에 입사했으며 올 4월 대우조선해양으로 이직했다.
한편 통영해양경찰서는 지난 20일 이씨에게 용감한 시민 감사장을 수여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바다에 뛰어 들지 못하고 뭍에서 환자 긴급구호만 한 것이 무슨 큰 일이냐"면서 "바다에 뛰어 들어 바다에 빠진 시민을 구하고 홀연히 사라진 젊은이가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휴가 중인 이씨가 자신의 안위 보다는 사고 피해자를 구해야 겠다는 일념으로 현장에 달려가 구호를 한 것은 날로 각박해져가는 현실에 시사하는 것이 많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