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부창장학회(회장 조재용)가 남부면 탑포리 쌍근마을 학생들에게 지난해에 이어 2회째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날 장학금은 부창장학회 장학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으며 쌍근마을에 거주하는 대학생 및 중·고생 등 9명에게 전달됐다.
"이 고개 넘어 동네가 있었어. 집도 서너 채 밖에 없는 작은 동네였지. 은방재를 넘어야 갈 수 있었던 그곳이 내 고향"이라고 조재용 회장이 회고하면서 수여식은 시작됐다.
가난했던 마을에서 성장한 조 회장은 아침저녁으로 재를 넘고 2시간을 걸어 등·하교 했던 율포국민학교 시절을 떠올렸다. 주민들이 챙겨주던 따뜻한 고구마 하나, 밥 한 끼를 잊지 못한다. 고향을 떠나 40여년이 지난 지금 고향을 다시 찾아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쌍근마을 주민들의 고마움에 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난한 동네에 살면서 밥 한 끼 해결하기 힘든 어린 시절 '재용아, 재 넘어가려면 배고프다. 밥 먹고 가라'고 붙드시며 살뜰히 챙겨주신 분들의 정을 잊지 못한다"며 "작년부터 장학회를 설립해 매년 쌍근마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고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장학금수여식에 참석한 한 동네 주민은 "내 어렸을 때 재용이를 동생처럼 챙겼지. 부산 가서 성공하드만 잊지 않고 매년 찾아와주니 얼마나 고마운지"라며 조 회장의 방문에 화답했다.
장학금을 받은 한 학생은 "대입 준비로 실기학원을 다니고 있다"면서 "외진 곳이라 교통비도 만만치 않게 들어 힘들지만 매년 이렇게 장학금을 전달해줘 부모님 걱정을 덜 수 있어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수여식에서 조 회장은 장학생과 주민이 모인 가운데 "내가 어렵게 공부를 했으니 커가는 아이들에게는 어려움 없이 공부하게 했으면 한다. 꼭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나 이 마을을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며 "부창장학회의 고귀한 뜻을 길이 새겨 자부심을 가지고 좋은 뜻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훌륭한 인재로 바르게 커서 지금 받는 도움을 다른 사람을 위한 도움으로 키워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대학생부문 장학금은 부산경상대 1학년 김석환·경남정보대 1학년 황수진·한국교원대(제2대학) 1학년 이진주 학생에게 돌아갔다. 고등학생 부문은 거제여자상업고등학교 3학년 이진실·거제제일고등학교 2학년 김형욱·거제상문고등학교 2학년 김은희 학생에게 수여됐다. 동부중학교 3학년 황수민·거제고현중학교 2학년 김진솔·동부중학교 2학년 이윤영 학생 등은 중학교 부문 장학금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