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느리 욕은 시집 욕(辱)이다. 특히 시어머니에게 받은 설움은 어디 내 놓고 말도 못한다. 욕이라도 끌어붓고 싶지만 그렇게는 할 수 없을 때 만들어 낸 놀이가 '물박치기'다. 물독에 바가지를 엎어 띄우고 막대기로 치면서 '건너방문 열고 보니 여우같은 시누이 잡년 / 안방문을 열고 보니 구렁이 같은 시어머니 / 고추장이 맵다한들 시어미보다 더 맵더냐'라고 노래하면서 가슴속에 치미는 욕을 승화시킨다.
사람들이 욕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욕 나오는 세상이라서 욕을 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욕을 하는 사람도 있고, 아무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말은 그 어떤 언어보다 욕설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욕 얻어 먹으면 오래 산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다. 욕 가운데도 여성을 비하하고 천시하는 욕설이 많다. '계집년, 미친년, 쌍년, 잡년, 개년, 더런년, 화냥년' 등 '년'자만 들어가면 거의 다 욕이 되는 것이 우리말이다.
사전에서도 '년'은 '여자를 낮추거나 욕하여 이르는 말'로 풀이하고 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남자를 낮추어 부르는 욕인 '놈'은 일상생활에서 그렇게 욕처럼 들리지 않는데 '년'이라는 말은 참으로 받아들이기에 매우 거북하고 기분 나쁜 말이다.
단식을 끝내고 세월호 유족 김영오씨가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청와대로 갔다가 막는 경호원들에게 "이런 개 같은 놈들이 충성을 하니까 저 안(청와대)에 있는 년도 똑 같은 거 아냐. 아주 시X년이지"하고 소리쳤는데도 어쩐 일인지 여성단체들이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그럼 '년'이란 말은 여자들에게 써도 괜찮은 말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