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
자궁내막증
  • 거제신문
  • 승인 201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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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칼럼위원

▲ 한명석 동아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여성은 사춘기를 즈음해서 월경이라는 생리적 현상이 있다. 대부분들은 별 고통없이 지나가거나 약간의 미통 만으로 끝나게 되지만,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줄 정도의 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최근 보게 된다.

정상적인 생리적 현상을 고통으로 몰고 가는 주범 중 하나로 자궁내막증이라는 여성질환을 들 수 있다.

자궁내막증은 생리시 자연 탈락되는 자궁내막의 조직이 자궁외 다른 부위 즉, 난소 복강 등에 존재하게 되어 한 달에 한 번 있는 월경현상이 자궁내막이 아닌 난소나 복강 등에 발생함으로써 국소조직의 심한 염증이 반복적으로 야기되고 골반의 심한 유착 등이 생겨 난관이나 복강의 해부학적 구조의 이상을 초래해 불임이나 만성 골반통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여느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해 병의 진행을 막는 것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자궁내막이 난소나 복강에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가설들이 있는데, 그 중 역행성 월경혈 이론이 병인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말하자면 생리시 탈락한 자궁내막이 난관을 통해 복강으로 흘러 들어가 난소나 복강내에서 자라게 된다는 설이다.

정상적으로 월경혈은 난관을 통해 복강으로 유입되게 되는데, 자궁내막증을 가진 여성은 유입된 월경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거나 역행된 자궁내막의 특이한 성질로 인해 복강 내에서 자라게 된다는 것이다.

자궁내막증의 주증상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생리통을 주로 호소하나 그 양상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춘기 시작과 동시에 나타나는 생리통 보다는 사춘기를 어느 정도 보낸 20대 초, 중반의 나이에 시작하는 생리통이 자궁내막증과 연관된 생리통일 가능성이 많다. 청소년기에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생리통은 난소의 호르몬 생성과 더불어 생기는 생식기관의 자극으로 기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궁내막증과 같은 병변이 없어도 있을 수 있다. 반면에 20대 이후에 발생하는 생리통은 자궁내막증의 병변 통증을 일으킬 만큼 성장하였기에 그와 연관된 통증으로 생각할 수 있다.

둘째로 자궁내막증은 직장 하부와 항문을 연결하는 부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월경 기간 동안 배변시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자궁내막증이 많이 진행되어 그 병변이 골반 깊숙이 퍼진 것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다.

셋째로, 자궁내막증이 난소에 있는 경우는 난소에 종괴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는 월경과 무관한 하복부의 국소적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넷째로, 특정하기 어려운 골반의 통증과 불편감 또한 자궁내막증과 무관하다고 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따라서 주로 생리통이 대표적인 자궁내막증 증상이지만 다양한 양상의 통증 또한 연관된 증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이 열거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 대한 자궁내막증 진단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진단복강경이다.

초음파나 다른 영상 이미지를 보조적으로 사용하기는 하지만 실제 복강의 병변을 육안적으로 확인하고 조직학적 진단을 위해서는 진단복강경이 필수적이다. 진

단복강경이란 복벽의 작은 구멍을 통해 내시경을 투입해 골반강 장기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자궁내막증의 특징적 병변인 검붉은 반점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만성적인 골반통이나 생리통을 호소하는 경우는 반드시 시행해보는 것이 좋다고 하겠다.

자궁내막증의 궁극적 치료는 병변의 완전한 제거인데, 사실상 완전 제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약물치료를 동반하게 된다. 주로 난소에서 에스트로겐 호르몬 분비를 차단하는 약물을 사용하지만, 일시적 폐경 증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여성에게는 에스트로겐 역할을 차단할 수 있는 프로제스틴 제재의 약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약물은 적어도 6개월 이상 때로는 1년 이상 장기 복용이 필요하다.

자궁내막증에 대한 일차적 예방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나, 병의 예방과 합병증 발생을 줄이는 방법으로 조기진단을 들 수 있겠다. 증상이 있을시 진단복강경을 통해 조기 진단하고 적절한 수술과 약물요법을 통해 병의 진행을 막는 것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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