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속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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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신문
  • 승인 201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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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광 논설위원

1982년 우리나라 프로야구 원년, 꼴찌라서 더 유명해진 삼미 슈퍼스타즈의 투수 감사용은 단지 팀에 왼손투수가 없다는 이유로 왼손잡이인 그가 투수가 된다. 그러나 선발등판은 한 번도 하지 못하고 늘 패전처리 투수로 마운드에 섰던 감사용은 당시 최고의 투수 박철순을 맞아 모두가 다 진다는 패배감에 빠져 있을 때 삼미의 투수로 나서 박빙의 승부를 겨룬다.

실제 있었던 일이 아니고 2004년 이범수 주연의 '슈퍼스타 감사용'이라는 영화의 줄거리다. 이 영화에서 삼미 슈퍼스타즈의 간판투수 인호봉이 자기는 여자팬티를 입고 나가면 이기게 된다며, 출전조차 제대로 못해 성적을 내지 못하는 주인공 감사용에게 여자팬티를 입어 보라며 건네주는 장면이 나온다.

이처럼 여자팬티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그 상징성이 매우 높다. 수능이나 중요한 시험을 칠 때 공부 잘하는 여고생이 깔고 앉았던 방석이 인기지만 정작 그보다 더 최고의 물건은 빨간색 여자팬티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한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뿐만 아니라 노름꾼들이 투전할 때 마누라 팬티를 입고 나간다든지, 전쟁터에서 여자팬티를 입고 있으면 총알이 피해 간다는 행운의 속설 때문에 월남전 때 위문공연을 간 여자 연예인들의 팬티가 자주 없어져 당황스러운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조선시대 여인들은 아들을 낳지 못하면 칠거(七去)라는 가혹한 조치 때문에 아들 낳기를 염원하는 여인의 한(恨)이 각종 주술과 민간신앙을 낳았다. 남성의 성기를 닮은 남근석에 치성을 드리고, 석불의 코를 떼서 갈아 마시고, 아들 낳은 집 금줄에 달린 고추를 훔쳐 달여 먹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보편적이고 널리 알려진 비방은 다산한 여자의 속곳이나 월경대를 구해 입는 것이다. 아들 잘 낳는 여자의 속곳은 예약해야 구할 정도였다.

며칠 전에 여자팬티를 입으면 잡히지 않는다는 속설을 믿고 범행 때마다 여자팬티를 입고 상습적으로 빈집을 턴 절도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절도범 이씨(47)의 집을 수색하니 훔친 여성팬티가 39벌이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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