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철 / 경남 거제 출생·'문장21' 》시 등단·현 둔덕중 교장
벗의 무게를 재며 놀던 아이들
돌아간 빈 놀이터에
촉촉이 가을비는 내리고
삶의 무게만큼 기울어진 시소
삐딱하게 두어도 저리 편한 걸
굳이 균형을 맞추리라,
옥신각신 다투어도 여전히
삐걱거리며 기우는 모습
생뚱맞게 기운 것에
자존심의 무게를 탓하며
살아온 세월
그냥 그대로 두어도 편할
삶의 기울기 아니던가
·시 읽기: 이 시는 시인의 제2시집 『부지깽이』(2014)에 실린 시이다. 이 시를 통해 독자는 현대인의 인위적인 삶보다는 자연스러운 삶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시인이 따뜻한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이를 시화하고 있음도 알 수 있다. 서정적 자아는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는 빈 놀이터의 시소를 바라보고 있다. 이미 아이들도 벗의 무게를 재미 삼아 재어 보기도 하면서 한바탕 놀다가 모두 사라졌다. 그 텅 빈 놀이터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2연의 "삐딱하게 두어도 저리 편한 걸/ 굳이 균형을 맞추리라,/ 옥신각신 다투어도 여전히/ 삐걱거리며 기우는 모습"이라는 시소의 기울기와 3, 4연의 "생뚱맞게 기운 것에/ 자존심의 무게를 탓하며/ 살아온 세월// 그냥 그대로 두어도 편할/ 삶의 기울기 아니던가"라며 삶의 기울기를 함께 겹쳐 놓고, 삶의 균형 감각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시를 통해 인위적인 균형보다는 자연스러운 균형이 진정한 균형임을 깨달을 수 있다. (문학평론가 신기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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