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마다 하계휴가철만 되면, 관광객 수의 증감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우리 거제의 현실이다. 연간 400만명 내외의 관광인구가 거제를 찾는다고 하지만, 이는 고작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의 며칠동안의 관광인구와 맞먹는 수에 불과하다.
이 도시의 여기저기에 관광 휴양도시, 관광해양도시라는 선전문구는 요란하지만, 실제로 관광소득으로 인한 지역경제의 규모는 조선업에 비해서는 여전히 초라하다.
더구나 외지인이 찾는 지역 관광자원의 대부분이 바다와 관련한 것들이니 한여름의 성수기를 지나면 발길이 뜸해지고, 그러다보니 속된말로 한여름 장사로 한해를 버텨야 하니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이들도 힘들다는 푸념들을 한다.
휴가철을 맞아 하루나 이틀 정도 거제에 머무는 사람들이 찾는 곳은 거의 정해져 있다.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거나 외도를 찾고 아이들과 함께 포로수용소 유적지나 박물관·전시관을 둘러보는 것이 고작이다.
이 정도의 컨텐츠로는 관광인구 1000만을 넘기기에는 부족하다. 공간적으로는 거제의 하늘과 땅과 바닷속을 골고루 볼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시간적으로는 거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도 보여 주도록 해야한다.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곳이 아니라, 머리를 통해서 공감할 수 있어야 되고, 가슴을 통해 느낄 관광 컨텐츠가 필요하다. 아름다운 거제의 풍광과 친절한 인심, 쾌적한 기후속에 며칠이고 관광과 휴양을 겸해 머물 수 있는 그런 관광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각종의 수준높은 문화적 이벤트가 연중 열리고, 관광객은 틈틈이 원하는 영화나 연극을 보고, 음악회에도 가고, 바다에 나가 요트도 타고, 행글라이더나 경비행기로 하늘을 날기도 하고, 잠수정을 타고 바닷속을 체험하며, 수중의 도시세계를 둘러보는 다양하며 다이나믹한 컨텐츠가 만들어 져야 하겠다.
한국의 관광도시가 아니라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변모시킬 계획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일전에 디즈니랜드를 거제도에 유치하자는 의견이 제기된 적이 있다.
이 역시 기존의 관광형태에 새로운 변화를 유도하는 계기로 삼자는 발상으로 충분히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야심찬 관광계발계획으로 투자를 유치하고, 사업을 저해하는 불필요한 규제들은 풀어야 하고, 한차례 거론된 바가 있는 관광특구지정이나 제주도처럼 거제도 개발 특별법의 제정문제도 심도있게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시가지는 관광과 휴양에 적합하도록 조례를 제정해 정비해 나가야 한다. 우리 시민들이 관광산업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보장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공유하고, 협력적인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시장은 관광산업 유치를 위한 세일즈맨으로, 의회는 적극적 협력자로, 공무원은 관광산업을 연구하고 이를 지원하는 서비스맨으로 그리고 우리시민은 관광산업의 홍보맨으로서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설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지금 눈을 돌리면,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너나 할 것 없이 관광산업을 지역발전의 핵심산업으로 정하고 많은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투자를 유치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제적인 영화제나 연극제, 음악제외에도, 사람들을 끌어 모을 각종의 진기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TV나 유력일간지등을 동원해 지역의 홍보와 관광산업의 성공을 위해 진력을 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국내의 지방자치 단체들 끼리의 경쟁도 만만치 않다.
거제를 풍요롭게한 조선 산업에 대해 이미 여기저기서 과잉 중복투자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 조선산업 그 이후를 생각하고 이에 대비하려는 노력을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그중 관광산업은 거제도의 여러 조건을 감안 할 때 손쉽게 시작 할 수 있는 산업이라고 본다. 이미 절반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우리 거제를 사계절 관광지로 변모시키는 방법과 연간 관광인구 1000만 명을 단기간에 훌쩍 뛰어넘을 묘안과 좀 더 차별화되고 고급화된 관광으로 관광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혹시 우리가 조선업의 호황에 안주하면서, 입으로만 관광산업의 부흥을 노래하고나 있지 않은지 자성해 볼 때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