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급은 더 많이, 투쟁은 더 강력하게, 고용은 더 안정되게.' 대우조선노동조합 제16대 현시한 위원장의 노조집행부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다.
신임 현 위원장은 지난 2일 치른 대우조선노동조합 위원장 결선투표에서 '노동조합개혁을 위한 노동자 연대' 김정훈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됐다.
현 위원장은 "이번 선거 결과는 노동조합이 제 역할을 하라는 조합원들의 명령인만큼 민주노조 기풍을 다시 살리겠다"며 "이것은 조합원을 비롯한 노조간부들이 혼연일체로 투쟁해 회사경영이 제대로 굴러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라고 덧붙였다.
관리직과 협력업체 노동자에 대한 입장도 확고히 했다. 현 위원장은 "현재 4~5만 명의 근로자들이 대우조선해양에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며 "이분들의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의 역할이 엄청난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현 위원장은 노동조합이란 자체적인 권익쟁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 약자에게 다가가면서 함께 희망을 쌓아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안타까웠던 점도 소회했다. 그는 "타 후보와 달랐던 점은 대우조선의 현 상태를 위기로 본 점"이라며 "하지만 조합원들에게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어려운 점을 이야기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은 또 실제 선거기간이 6일로 짧았기 때문에 소식지 등을 통해 비전제시, 위기극복 방안 등의 이슈를 잘 전달할 수 없었던 점은 안타까웠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현장 활동조직·노민추·민주대의원연합회와의 정책연대 등으로 조합원들에게 믿음을 갖게 한 것이 당선된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선거과정에서 와해된 조직을 한데 묶을 방안에 대해 현 위원장은 "선거는 자기 위주지만 28년이라는 긴 역사가 말하듯 현안문제를 해결하고 민주노조 기풍을 세우기 위해 대화하고 정보를 제공하며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면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회사 경영진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현 위원장은 "회사의 현재 경영은 구조적으로 대주주인 산업은행 등의 외부간섭을 너무 많이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기술력 확보를 위한 인적투자 등 미래지향적인 투자를 해야 하지만 부실기업을 떠맡는 등 회사를 위기로 몰고가는 대주주의 간섭은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조선과 삼우중공업 부도 등을 예로 든 그는 "경영진의 필요에 의해 만든 자회사 부실로 원청이 위기가 오는 모습은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현 위원장은 "젊은 조합원들은 회사의 역사와 지향점을 보고 입사했다"며 "회사의 꿈과 희망도 있겠지만 개인의 꿈과 희망이 있기 때문에 이들의 희망을 책임져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근·철야·특근·잔업 등 회사를 발전시키는 초석이 된 선배 조합원 형제들이 퇴직 이후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겠다"고 밝혔다.
현 위원장은 "조합원들이 가장 큰 재산인 건강을 챙기도록 헌신할 것"이라며 "조합원 또한 개인의 건강을 위해 투자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