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시여성회관 개관 10주년 기념 카부츠(Car Boots) 행사가 지난 25일 고현동 거제시공설운동장 보조구장 주차장에서 열렸다. 거제에서 처음 시도 되는 형식의 카부츠는 자신에게 필요없는 상품·물건 등을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나와 교환하거나 판매하는 방식의 유럽형 벼룩시장을 말한다.
거제시여성단체협의회(회장 옥정희)는 이날 행사를 위해 상업적이지 않은 개인과 단체27팀을 선정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27개팀과 봉사자 100여명은 각자의 개성이 담긴 물건들을 자신들의 차에 싣고 와 주차장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기부문화와 나눔문화의 정착을 위해 재활용마켓·핸드메이드마켓·체험마켓 등을 마련해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을 맞았다.
엄마와 함께 판매를 한 양지초등학교 강유림 학생(8)은 "어릴 때 입던 내 옷을 가지고 나왔다"며 "누가 내 옷을 사갈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강희 주부(40·장평동)는 "3주 전부터 이 행사를 위해 직접 수공예품을 만들고 아이의 작아진 옷들을 깨끗하게 빨아 나왔다"면서 "우리 아이에게 나누는 기쁨과 돈의 소중함도 함께 가르칠 수 있으면 한다"고 전했다.
풀잎문화센터 김옥순씨(48·중곡동)는 "평소보다 50% 싼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남은 이윤의 전액은 사회복지센터를 통해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펜시우드 재능기부자인 황자연씨는 "홈패션 강사로 여성단체에서 일을 하며 틈틈이 준비해 온 물건들과 중고 물품들을 가지고 나왔다"며 "오늘 행사에 같이 온 아이들이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미소 지었다.
아이들과 함께 세 명의 이웃이 어울려 참여했다는 최영애씨(40·사곡)는 "아이들과 같이 이 행사 참여를 의논하며 의미를 새기면서 즐겁게 행사를 준비했다"며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것 뿐만 아니라 남의 안 쓰는 물건이 쓰레기통으로 가지 않고 다시 새로운 주인을 찾아가서 잘 쓰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주고 싶고 경제관념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거제시여성단체협의회는 아이들에게 무료로 풍선을 나눠주고 핸드프린팅을 해주는 등 행사의 재미를 더했다. 또 취미교실 강사와 수강생으로 이뤄진 공연단은 우쿨렐레·오카리나 공연으로 분위기를 돋궜다.
옥정희 거제시여성단체협의회장은 "절약하고 나누는 것이 생활화 됐으면 좋겠다"면서 "이번 행사가 일회성 기념행사가 아니라 해마다 진행될 수 있도록 추진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만원의 선기부금을 포함한 참가자들의 자율기부금은 어려운 지역아동센터에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거제시여성회관은 2004년 개관해 지역 여성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취미교실과 부설여성인력개발센터를 통해 여성의 직업능력개발 및 훈련을 위한 기술기능교육·아이돌봄 지원사업·노인 일자리사업·장애인활동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 거제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통해 직업상담에서 직업교육·취업알선·취업 후 사후관리 등 맞춤형 취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