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에 자리한 거제의 가을은 화려하지는 않다. 하지만 노자산·가라산 등지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이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거제의 가을하면 '거제섬꽃 축제'를 들 수 있다. 해를 더해 가면서 발전해 거제시의 가을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근 창원의 국화축제도 인파가 몰리고 있지만 좀 더 노력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전국의 가을을 대표하는 축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주명(71·사등면)
산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산은 계절마다 특유의 색깔을 가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을이 제일인 것 같다. 특히 노자산의 단풍이 너무 좋다. 멀리 설악산을 비롯한 유명산들을 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텔레비전 속에 비춰지는 대한민국의 어느 산들 보다도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가을이 오면 노자산을 가족과 같이 오른다. 아이들이 커가고 나는 나이가 들어가지만 산은 언제나 멋있다. 송시자(55·통영)
거제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집은 부산이다. 하지만 낚시를 하기에는 거제만한 곳이 없다. 지금 감성돔 철이다. 특히 매물도나 다대쪽으로 가면 감성돔, 뱅에돔을 쉽게 잡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잡어들도 많다. 물때만 잘 잡아서 간다면 낚시의 천국을 볼 수 있을 것이다. 30cm 이상의 물고기를 잡는 순간 손으로 전해지는 그 묵중함의 손맛은 아는 사람만 안다. 나에게 거제의 가을은 낚시로 인해 행복하다. 이진홍(59·부산)
가을 하면 많은 것이 떠오를 수 있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이 거제 유자의 집산지이기도 한 사등면 청곡리이기 때문에 유자가 먼저 생각난다. 유자의 집산지인 인근 남해군과 비교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탄실하게 익은 청곡리의 노란 유자는 거제의 가을을 더 풍요롭게 한다는 생각이다. 올 겨울에도 유자청으로 만든 새콤달콤한 유차자의 맛을 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입안에 침이 가득해지는 것 같다. 이점수(70·청포마을)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외도와 조선소이다. 해금강에 있는 외도는 이국적인 느낌이 난다. 유럽에서나 볼 수 있는 정원의 느낌에 매료되곤 한다. 사람의 힘으로 아름답게 가꾼 정원이 신비스러움도 자아낸다. 배를 타고 해금강을 가로질러는 색다른 여행의 묘미도 느낄 수 있다. 또 거제하면 조선소의 웅장함을 빼놓을 수 없다. 조선소는 거제 지역경제의 중추이자 시민들의 생활터전이다. 조선소의 차가운 공작물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영란(46·상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