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교과 줄어 학업성취도 떨어진다 우려…진로탐색 인프라도 부족

2016년 중학교의 자유학기제 전면실시를 앞두고 희망과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체험위주의 활동으로 학생들의 학습선택권이 확대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학업성취도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부정적 의견이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19개 중학교 중 현재 자유학기제의 시범운영학교는 자유학기연구학교인 거제중앙중학교를 포함한 3개교다. 내년에는 17개교로 확대되며 2016년부터는 모든 중학교에서 실시된다.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동안 학생들이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수업 운영을 토론·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개선하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를 말한다.
중앙중학교 이삼봉 교감은 "자유학기제의 '자유'는 진로교육의 활성화·자율화와 다양성·학생중심·학습선택권의 확대로 요약할 수 있다"며 "현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자유학기제 운영방법은 다음과 같다. 학교재량으로 한 학년·한 학기를 지정해 자유학기제로 운영한다. 월~금요일 1~4교시는 기본교과(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기술가정·한문) 중심의 공통교과 수업이 진행되며 5~7교시는 예술체육활동·진로탐색활동·동아리활동·선택프로그램활동 등의 자율과정으로 이뤄진다.
공통교과 수업 시 기존의 평가를 위한 수업 방식에서 벗어나 토의·토론 및 실습, 현장체험, 프로젝트 학습 등 다양한 활동을 유도하고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수업으로 진행되며 평가는 담당교사의 학생 능력 및 태도에 대한 기술을 누가기록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자율과정은 학생의 꿈과 끼와 관련된 활동내역 중심으로 학교별로 특성에 맞는 방식을 도입해 운영된다.
자유학기제 희망학교로 지정된 지세포중학교(교장 이은숙)는 화요일 선택프로그램활동으로 8개 반이 개설됐다. 학생들의 요구와 교사의 수요조사를 통해 베이킹반·UCC제작반·팝송뮤직비디오제작반·요리반·인테리어소품반·산야초반·낚시반·공예반 등이 만들어졌다. 65명의 1학년 학생들은 희망에 따라 반을 선택해 활동위주의 수업방식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은숙 교장은 "1학기에 비해 자유학기제로 운영되는 2학기는 아이들의 눈빛부터 달라졌다"며 "그동안 학생을 배제시킨 제3자(교사·학부모·교육청)의 주도로 이뤄진 교육활동이 점차 교육수해자인 학생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율과정뿐 아니라 공통교과의 수업 방식도 차츰 변화해 그에 걸맞는 다양한 교수학습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요리반 곽경진 학생은 "집에서 언제나 요리는 엄마의 몫이었다"며 "가족을 위해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해 본 요리를 해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1학년의 경우 진로를 결정하기에 너무 이른 시기'라는 지적과 '기본교과가 줄어 학업성취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 시행 초기 진로탐색 인프라의 부족도 문제로 떠오른다.
지세포중 마상환 학생은 "그동안 교실에 갇혀 공부만 했던 1학기에 비해 학생들의 수업참여도가 높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 학교생활이 즐겁다"고 말하면서도 "기초가 중요시되는 수학과목의 경우 2학년으로 진급했을 때 잘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거제교육지원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학년은 진로 결정의 시기가 아닌 진로탐색의 시기로서 진로에 대한 바른 인식과 탐색방법이 체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취지다.
학업성취도 하락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전문적이고 심화된 강좌가 블록타임제(1교시씩 운영되던 교과 수업시간을 2시간으로 묶어서 진행하는 수업방식)로 진행돼 기본교과는 강화된다고 밝혔다.
또 진로탐색 인프라부족 문제는 필요한 예산을 투입해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체험기관과의 MOU체결, 교육기부의 확대 등 지역 특성을 살리는 과제가 남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