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새
날마다 산새는
하늘에 높이 올라
노랫소리 물어다
푸른 메아리를 엮는다.
솔바람 소리 한 자락
산새물* 소리 한 줄기
밤마다 산새는
별빛을 물어다
둥지에 품어
푸른 꿈을 낳는다.
머루 향기 한 떨기
다래 내음 한 송이 *산새물: 산과 산 사이에 흐르는 물. 계곡.
시 읽기:시 읽기: 《문장21》 26호(2014, 가을호)에 실린 동시이다. 시인은 음악적 운율과 함께 청각·시각·후각·촉각 등의 공감각적 이미지를 잘 어울리게 표현하고 있다. 1·2연에서는 시각과 청각, 3연에서는 시각과 촉각, 4연에서는 후각과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다.
1·3연에 주목해 보면, 순수한 동심에 빠져들 것이다. 시적 화자는 산새가 날마다 하늘 높이 오르는 이유가 노랫소리를 물어다가 푸른 메아리를 엮기 위함이고, 밤마다 별빛을 물어다가 둥지에서 품는 이유가 푸른 꿈을 낳기 위함이라 여긴다. 2·4연과 함께 더 자세히 읽어 보면, 산새는 솔바람 소리 한 자락과 산새물 소리 한 줄기를 엮어 내고, 밤마다 머루 향기 한 떨기와 다래 내음 한 송이를 낳는다. 이것은 산새를 신격화한 것이라고 읽어도 무방하다. 자연 현상을 뛰어넘어 산새에 창조 능력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린이들에게 푸른 메아리와 푸른 꿈, 나아가 푸른 상상력을 심어 주려는 시인의 의도를 알 수 있다. 우리도 산새 소리를 들으며 동심의 눈으로 세상을 맑게 바라보는 심안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문학평론가 신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