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시민양심에 두 손 놓은 행정
버려진 시민양심에 두 손 놓은 행정
  • 곽인지 기자
  • 승인 2014.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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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 도로변에 버려진 채 방치된 폐자전거 말썽
관리소홀로 도심미관 해쳐 보행자 안전에도 위협

▲ 원룸이 밀집한 장평동 일대에 버려진 폐자전거가 수개월간 방치돼 수거를 요청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출·퇴근용으로 이용하던 폐자전거가 수거되지 않고 그대로 방치돼 있어 도시 미관을 해치고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삼성중공업 인근 숙소로 사용되는 원룸이 밀집한 장평동 일대에는 버려진 폐자전거가 펑크난 타이어와 녹슨 철골을 드러내며 수개월간 방치돼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거제시는 2008년 자전거이용자의 안전과 편의를 도모하고 쾌적한 자전거이용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자전거이용의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거제시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 제12조에는 '시장은 법 제20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1조의 규정에 의하여 10일이상 같은 장소에 무단으로 방치된 자전거에 대해서는 이동·보관·매각 그 밖의 필요한 처분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 제13조에 '시장은 자전거이용 활성화 및 이용여건 개선 등 자전거 정책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거제시자전거이용활성화위원회를 둔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조례 제정 이후에도 관리 소홀로 버려진 채 방치된 자전거의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사후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장평동 지역 공터나 자전거 전용주차장·도로변·인도변에는 녹슨 자전거가 버려져 있다. 심지어 초등학교 앞에도 폐자전거가 방치돼 아이들 통학에도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양지초등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자전거의 손잡이는 녹슨 지 오래고 타이어는 펑크난 채 휠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누가 봐도 폐자전거라고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누구하나 수거해 가는 사람이 없다"며 "폐자전거가 말 그대로 도로에 버려진 것이고 이를 처리해야 하는 시에서 묵인하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꼬집었다.

이같이 폐자전거의 방치로 도시 미관을 해치고 통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 주민생활의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치된 자전거가 수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버려진 자전거 어디에도 폐기처분 안내 스티커가 부착돼있지 않았다.

이에 도로과 담당공무원은 "거제시의 경우 2010년 위원회가 소집돼 조례 일부를 개정했고 이후 5년마다 위원회를 소집하고 있다"며 "현재 폐자전거 수거는 늘푸른거제21 시민위원회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제시와의 업무협조로 폐자전거 수거·수리 재생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늘푸른거제21 관계자는 "양대 조선소의 이직률이 높아 한 해 2000여대의 자전거가 버려지고 있고 이중 1000여 대 정도는 수리해 대우·삼성과 맺은 협약에 의해 판매되고 있다"며 "판매 수익금은 수리담당 직원의 급여 및 센터운영비로 쓰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개인재산과 관련된 만큼 독자적으로 수거할 수 없어 민원이 들어오면 시의 요청에 의해 수거작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장평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자동차나 오토바이와 달리 자전거는 등록이 의무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인을 찾을 방법이 없어 함부로 수거했을 경우 개인의 재산권 침해의 우려가 있어 조심스럽다"며 "버려진 자전거를 수거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며 소유주의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인식 부족과 안일한 행정으로 버려지는 폐자전거가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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