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용 / '문학세계' 동시등단·'문장21' 평론 등단
어린이처럼
순 오를 때부터
곧게
비바람 몰아쳐도
바르게
찬바람 스쳐도
푸르게
쑥
쑥
자
란
다
.
.
·시 읽기: 동시집 '하얀 까치집 검은 까치집'(2003)에 발표한 평자의 자작 동시이다. 평범한 시어를 채택해 어린이와 대나무를 겹쳐 놓았다. 죽순이 솟아올라 쑥쑥 커 가는 모습을 형태적으로 시각화한 동시이다. "쑥/쑥//자/란/다/././."라며 한 글자씩 행을 나누고, 다시 줄임표를 땅속의 대나무 뿌리처럼 느끼도록 점 하나씩을 한 행으로 세 번 배열하였다. 리듬과 이미지 단위로 행과 연을 나누는 것을 뛰어넘어 회화성이 돋보이도록 형태적 실험을 한 것이다. 어린이가 책을 대할 때 글보다는 그림을 재빨리 수용한다는 인지 능력과 아동 심리를 고려한 것이다. 또한, 함축과 여백의 아름다움이 어린이에게 더 긴 여운을 남길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짧은 동시로 창작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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