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득 할머니 증언록
김복득 할머니 증언록
  • 거제신문
  • 승인 201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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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잊지 마세요 - 경상남도교육청 발행

▲ 이채은(거제장평중)
나에게는 잊지못할 책 한 권이 있다. 1년 전, 학교에서 나라사랑 주간을 맞이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수업을 듣게 되면서 할머니들의 존재를 알게 됐다. 나는 할머니들이 어떻게 일본군의 위안부가 됐는지 그 과정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때마침 선생님이 실제 일본군 위안부였던 김복득 할머니의 이야기를 참고하여 만들어진 "나를 잊지 마세요"라는 책을 소개해주셔서 읽게됐다.

김복득 할머니는 소녀 때 이모한테 가는 도중 누군가 돈을 벌 수 있다면서 할머니를 데리고 일본으로 갔다. 그곳에는 여러 명의 조선 여인들이 있었는데 다들 속아서 왔다고 했다. 곧 관리인이 와서 판잣집에 조선여인들을 1명씩 넣었고 일본군이 차례로 들어왔다. 그리고 일본군이 겁탈하듯 덤벼들었다.

그렇게 도망갈 수도 없이 1년을 보냈다. 위안부는 임신을 하면 총살당했고 성병검사와 임신 예방주사도 맞고 606호 주사도 맞아야 했다. 3년이 다 되어갈 무렵, 할머니를 일본으로 데리고 온 남자가 강제로 할머니를 필리핀으로 보내서 그곳에서 살게 됐다.

3년이 지났을 무렵 할머니에게 잘해주던 장교가 고향으로 보내준다고 했다. 하지만 배가 망가져버려서 모르는 곳에서 1년을 지내고 겨우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으로 돌아와서는 '위안부' 여자였다는 소문이 퍼져 따가운 시선에 괴로웠고 사람들의 무관심에 외로웠다.

곁에서 도와주던 아주머니의 권유로 첩으로 시집을 갔지만 남편은 알콜중독자였고 구박과 구타를 일삼았다. 세월이 흐르고 '위안부' 문제로 세상이 들썩이기 시작할 때 할머니도 용기내어 광복절을 맞이해 열리는 특별 수요시위에 참여하고, 일본 나고야 교류회에 참여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끓어오르는 분노와 슬픔을 느꼈다. 그리고 할머니가 가여워졌다. 나라를 빼앗겨 강제적으로 일본군 위안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절망적인 삶을 살아오신 할머니들의 아픈 마음을 그냥 쉽게 지나쳐 버린 것이 죄송스러웠다. 한편으로는 할머니가 용기를 내어 자신의 인생을 고백한 점이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더 커서 할머니들이 웃으실 수 있도록 일본에게 꼭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 할머니들이 편히 눈감으실 수 있도록 돕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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