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채영 / '문장21' 등단
어머니
매화 또 피건만
다시 볼 수 없는 얼굴자식들 다 떼어 주고
앙상한 빈 가지로꽃 웃음
하얗게 짓던
그 모습이 그립소
병상에 누워서도
못난 자식 뭐가 좋아눈길만 마주쳐도
배시시 피던 그 꽃백 매화
바라보자니
간절해 못 살겠소
시 읽기:《문장21》 25호(2014, 여름호)에 실린 연시조이다. 시인은 봄에 활짝 핀 백매화를 통해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린다. 어머니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을 표현한 시조이다. 매화에 중점을 두면 봄에 읽어야 제격이다. 하지만 어머니를 주제로 한 시조이므로 사계절 언제 읽어도 감동을 준다. 시인은 3장 6구의 시조를 현대적 7행 기사 형식으로 배열해 놓았다.
특히 전환구 석 자를 한 행으로 기사하여 다섯 번째 행에 배치했다. 1연에서 백매화를 통해 다시 볼 수 없는 어머니 얼굴을 떠올리며 그리움을 표출하고 있다. 어머니는 살아생전 가진 것 자식에게 다 떼어 주고 앙상한 빈 가지처럼 살다 가셨다. 그래서 하얗게 핀 백매화를 바라보며 웃으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겹쳐 놓고 그리워한다. 2연에서 어머니는 병상에 누워 계실 적에도 못난 자식에게 배시시 웃으며 사랑스런 눈길을 주셨다. 시인은 그 모습이 그립다. 특히 백매화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그리움이 한층 더 간절히 사무친다.
이 시를 통해 많은 이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 '어머니'를 다시금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를 빌어 본다. (문학평론가 신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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