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어떤 사람이 숲속을 가다가 화살을 맞았다.
"아니,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지? 이럴 수가?" 이렇게 비탄과 실망에 젖어 있을 때 두 번째 화살이 날아와서 그는 맞아 죽었다. 첫 번째 화살을 맞았을 때 이 사람이 해야 할 행동은 무엇일까? 얼른 화살을 빼고 도망가야 하고 적당한 장소에서 치료를 해야 한다. 그랬다면 두 번째 화살은 맞지 않았을 것이다. 첫 번째 화살을 맞았음은 우리에게 이미 일어난 과거이다. 이에 얽매여서 비탄과 후회에 사로잡혀 있다면 좋을 것이 무엇인가? 어쩌면 이에 사로잡혀 있는 것 자체가 두 번째 화살일 수 있다.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기 위해 재빨리 대책을 세우고 그 화살을 맞은 기억은 다만 교훈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아, 그 숲길은 위험하구나, 다른 길을 택해야겠다, 호위병과 같이 가야겠다, 갑옷을 입어야겠다 등등. 교훈으로 받아들여서 대책을 세우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면 그 첫 화살은 더 큰 재난을 피하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Waste not fresh tears over old griefs(지나간 슬픔에 새 눈물을 흘리지 말라).'
두 수행자가 길을 가다가 냇물에 이르렀는데 한 여인이 냇물을 못 건너 안절부절 하고 있어 한 수행자가 그 여인을 업고 내를 건넜다. 여인을 내려주고 두 수행자는 계속 걸었는데 한참 뒤에 한 수행자가 여자를 업어준 수행자한테 "수행자가 여인을 등에 업어서 되겠냐? 계율을 어겼다"고 말했다.
그러자 여인을 업어준 수행자는 "당신, 여기까지 여인을 업고 왔는가?"라고 답했다.
그 수행자는 내를 건너자마자 바로 여인을 내려놓았는데, 다른 수행자는 계속 그 여인을 업고 간 셈이다. 여인을 업어준 그 행위는 이미 끝났으니 이를 잊고 길을 가면 그만인데 그 과거를 마음속에 붙잡아 두고 있으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지금 여기서 살아 숨쉬며 대지를 걷고 있음은 기적이고 행운이니 '버터플라이 효과'처럼 만일 내게 일어난 어떤 일이 없었다면 지금 나의 생존도 없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어떤 나쁜 과거이든 내 지금 생존에 일조를 한 것이 아닐까? 나는 고등학교까지 공부를 잘하는 편이어서 서울대학교 자연계열에 입학했고 이학년 때 천문학과를 선택했는데, 목표도 없이 나태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내가 학교에 다닐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그래서 학교를 중단하고 돈을 벌어 우리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사법시험에 도전한 결과 삼 년 만에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
'전화위복' 이란 말이 있듯이 '아버지의 사업실패' 라는 첫 번째 화살을 맞았을 때 이를 계기로 새로운 시험에 도전하여 성공했으니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았을 뿐 아니라 '나쁘게 보이는 일이 좋은 일로 변할 수 있구나' 하는 교훈을 얻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 라는 말이 있다. 과거의 어려움은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우리를 지혜롭고 성숙하게 한다. 비바람에 시달린 나무는 뿌리를 깊이 내려 튼튼하게 되지만 온실 속의 나무는 밖으로 나갔을 때 비바람에 이기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연이 바람을 거스르며 날듯이 인간에게도 시련은 도움이 된다. 어려서 고생은 돈 주고도 못 산다. 그대는 어떤 사람과 마주 앉아 한 잔의 술이나 차를 마시고 싶은가? 아무런 어려움 없이 안락하게 살아온 재벌 2세? 아니면 온갖 풍파를 견디고 이겨내어 성숙해 그대에게 잔잔한 미소를 보내주는 사람?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이같이 생긴 꽃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