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귀한 공동체 교회
존귀한 공동체 교회
  • 거제신문
  • 승인 201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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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창수 칼럼위원 송진교회 목사

▲ 천창수 칼럼위원
송진교회 목사
저명한 기독교 저자인 필립 얀시는 그의 책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에서 한때 그가 교회를 떠나 방황했던 적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지루하게 반복되는 예배순서가 싫었고 일요일 아침이면 잘 차려입고 서로 간이라도 빼줄 듯이 웃으며 반기는 사람들의 그 얼굴 뒤에 숨은 위선이 싫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제 나는 교회없는 생활을 생각할 수 없다"고 고백한다.

그는 과연 어떻게 교회 회의론자에서 옹호자로, 예배 구경꾼에서 참여자로 변했는가? 이에 대해 그는 교회에서 과연 무엇을 찾아야 할지를 배웠다고 말한다. 그는 교회에 가면 위를 보고 주위를 보고 밖을 보고 안을 보았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그는 마음에 들지않는 것들을 그저 참고 봐준다는 심정으로 교회에 다니는 사람에서 교회를 적극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교회에 대한 안목이 바로 설 때에 교회를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필립 얀시에게 배우는 교회는 어떤 공동체인가? 먼저 교회는 위를 보는 공동체다. 키에르케고르는 사람들이 교회를 일종의 극장으로 여긴다고 했다. 성도들은 좌석에 앉은 관람객으로 무대 위의 배우를 열심히 쳐다보고 만족스러우면 박수로 답례한다. 그러나 교회는 극장이 아니다. 교회에서는 하나님께서 관람객이 돼 우리 예배를 관람하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회당 문을 나설 때 "오늘 내가 예배에서 무엇을 얻었는가?"가 아니라 "오늘 나의 예배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셨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둘째로 교회는 주위를 보는 공동체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가족으로 부르셨다. 하나님의 가족은 일치를 추구하되 획일이 아니며, 다양성을 추구하되 분열이 아닌 모습으로 나타난다. 기독교 교회는 유대인과 이방인을, 남자와 여자를, 노예와 자유인을 예수님의 발 앞에 동등하게 불러 모은 세계 역사상 최초의 기구였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담을 허물었다. 그리스도인들은 남자와 여자를 똑같이 받아들였다. 헬라인들은 공공의 모임에 노예들을 배제했지만,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을 받아들였다. 유대인 성전은 예배자들을 인종과 성으로 차등했지만,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을 주님의 식탁에 다같이 불러 앉혔다. 거의 남자들로만 구성된 로마의 귀족정치 체제와는 반대로 초대교회는 여자와 가난한 자들에게도 지도자의 역할을 위임했다. 교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하나님의 가족으로 함께 어우러지는 공동체인 것이다.

셋째로 교회는 밖을 보는 공동체이다. 성공회 대주교 윌리엄 템플은 "교회는 자신의 일원이 아닌 사람들의 유익을 위해 존재하는 세상에서 유일한 공동체"라고 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세상을 섬기는 공동체이다. 필립 얀시는 교회는 거름과 같아서 땅에 골고루 뿌릴 때 세상을 비옥하게 한다고 한다. 그래서 밖을 바라보고 그쪽으로 손 내미는 행동이 교회의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넷째 교회는 안을 보는 공동체이다. 교회는 끊임없이 은혜를 외치는 공동체이다. 하나님은 나의 자격여부를 따지지 않고 오직 은혜로 우리를 사랑한다. 교회는 경쟁과 비난과 서열 곧 은혜 아닌 것들로 가득 찬 세상에 은혜를 알리는 공동체인 것이다.

폴 투르니에는 "혼자서 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하나는 결혼이고 하나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다"고 했다. 교회는 위를 보고, 주위를 보고, 밖을 보고, 안을 보는 가장 아름다운 공동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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