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도 사투리 잘 쓰는 중국인 며느리, 3만원짜리 펌이 예쁘게 말린 할머니가 그동안 갈고닦은 장기를 선보였다. 우리 주변의 이웃들이 흥겹게 무대를 꾸민 제3회 거제시 주민자치위원회 프로그램 발표회가 지난 8일 거제시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렸다.
이번 발표회는 19개 면·동 주민자치센터에서 16개팀이 참가했다. 아주동은 벨리댄스팀, 거제면 섬꽃향기, 동부면 다문화팀, 장평동 풍물교실, 상문동 상문걸스, 남부면 댄스스포츠팀, 능포동 능포기타교실 동호회, 하청면 하늘울림 풍물난타반, 사등면 조은색소폰, 마전동 비밀리애, 고현동 노래교실 동백팀, 연초면 연풍소리, 일운면 풍물반, 옥포2동 밸리댄스팀, 옥포1동 옥포진풀이 민속보존회, 장목면 진달래밴드가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였다.
무대에 선 이들은 물론 응원을 위해 참석한 가족과 지인들로 발표회장은 흥겨운 웃음소리와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앞서 공연을 마친 팀들은 옷을 갈아입고 관람석에서 다른 팀의 공연을 구경하고 응원하는 등 수준 높은 의식 수준을 보여주기도 했다.
평가없이 치러진 이번 발표회는 입장 시 배부된 행운권 추첨을 통해 다양한 상품이 지급됐다. 상품은 텔레비전을 비롯한 각종 가전제품과 생필품이 마련됐다.
추첨은 발표회 시작부터 공연 중간마다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들이 행운번호를 뽑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발표회의 첫 무대를 꾸민 아주동 벨리댄스팀 김선화 단장(여·45)은 "공연 순서가 처음이라 부담이 컸지만 막상 하고 나니 후련하다"며 "멤버들 모두 2년 가까이 함께 연습을 해온 가족 같은 사이라 팀워크가 좋다. 앞으로도 벨리댄스를 사랑하고 즐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문화 며느리로 구성돼 눈길을 끌었던 동부면 다문화팀 전은애 반장(여·33)은 "우리 다문화팀은 한국 며느리는 물론 필리핀·캄보디아·몽골·중국에서 온 며느리들로 구성돼 있다"면서 "나도 그렇고 팀원 중 몇명이 현재 임신 중이다. 연습하는데 지치기도 했지만 아이와 함께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더욱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장년층으로 구성된 남부면의 댄스스포츠팀 참가자는 "처음에는 내가 댄스스포츠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됐지만 함께 배우다 보니 시간도 잘 가고 뿌듯했다"며 배움의 기쁨을 전했다. 권민호 시장은 대회사를 통해 "새로운 일을 배우는 것은 가장 가치있는 일이며 이로 인해 건전한 시민문화를 이룩할 수 있다"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배움을 이어나가고 있는 시민들의 공연에 감사와 축하인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주민자치위원연합회 임혜숙 회장은 "거제면에서는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제공해 가며 발표회 연습을 도왔다고 한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각 주민자치센터들은 관할 지역의 동민과 면민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이번 발표회에 상금을 수여하고 싶었지만 선거법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어 추첨으로 상품을 제공하게 됐다"면서 "내년에는 국회 대강당에서 실시하는 전국주민자치위원회 포럼에 참석해 거제시 주민자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고 주민자치 분야 교수와 강사를 초빙해 강연도 가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