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당원협의회 한 지붕에 두 살림 될까 걱정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지난 20일,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결정되며 지역정가구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거제지역은 김기춘 국회의원과 권민호 경남도의원이 각각 박측과 이측, 경선후보 조직책을 맡았으나 결국 국회의원측이 석패, 양 진영의 희비가 교차되는 상황이다. 국회 3선 의원 파워에 그간 숨죽이고 경선결과만을 기다리던 이 후보 측근들은 후보 확정에 내심 쾌재를 부르지만 그들의 향후 진로는 산 넘어 산이다. 이명박 대선후보 탄생 이후 3선 의원의 위계질서에 이상 징후는 나타나지 않을지, 한 지붕 두 가족 형태로 나눠진 두 후보측 당원들의 불화는 없을지, 또한 차기선거를 겨냥한 신진세력의 규합이나 새로운 인물의 탄생 가능성은 없는지, 한나라당 거제시당원협의회의 앞날에 어떤 문제점이 산재해 있는지 진단해 본다. |
정치지망생들 발걸음 바빠질 듯
대선과 이어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출마를 준비하는 총선주자들의 발길도 한층 바빠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경선에서 직·간접적으로 MB(명박)를 도왔던 김한표 전 거제경찰서장, 진성진 변호사, 윤영 전 거제시 부시장은 자신들의 세력 구축 및 대선후보 돕기에 직접 뛰어 드는 등 벌써부터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일찌감치 서울 캠프에 합류했던 것으로 알려진 전도봉 전 해병대사령관(65)도 잦은 귀향 등 총선채비를 갖추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한나라당 부대변인, 김기호 전 경남도의원도 내년 총선을 위해 발판을 다지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이밖에도 12대 국회의원부터 내리 3선 의원을 거친 김봉조 전 국회의원(68)도 오는 제18대 총선출마를 저울질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외에도 MB와 친분관계가 특별한 일부 인사의 정치 회귀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한나라당 공천경쟁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선 것으로 평가되는 권민호 의원은 자신의 진로를 밝히지 않은 채 오는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편 도의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큰 후유증은 없을 듯
거제시민들은 MB의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결정으로 거제시 당원협의회는 ‘한 지붕 두 살림’이라는 불안한 동거를 예측했다.
그러나 이는 기우(杞憂)에 불과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그간 “그 누가 대선주자로 확정되더라도 당심(黨心)을 모아 정권교체를 이룩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해 온 김기춘 의원이 오는 12월19일 대통령 선거까지는 한나라당 거제시 당원협의회를 장악, 대선 승리를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각오 때문이다.
더구나 MB 후보가 당원 투표에 패하는 등 당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지방은 지역구 국회의원을 위주로 대선체제를 갖출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MB 총책을 맡았던 권민호 도의원도 21일 거제시당원협의회를 방문, 향후 자신의 모든 정치 일정 등은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혀 거제지역 한나라당 대선 구도는 김기춘 의원을 중심으로 짜여 질 전망이다.
예상되는 변수들
MB의 파워를 고집하는 신진세력의 무모한 도전이나 일부 MB측 기존세력들이 경선 승리를 등에 업고 월권행위 등을 행사할 경우 한나라당 거제시 당원협의회는 자칫, 파멸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분석들이다.
또 MB가 검찰의 검증 지뢰밭을 완전히 통과하지 못한 채 도곡땅의 차명의혹, 비비케이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이 심판대에 오를 경우 박근혜 지지자들의 소요도 우려되고 있다.
이밖에도 10년도 넘게 한나라당 거제지역구를 이끌어 온 3선 의원 김기춘 의원의 행보도 거제지역 한나라당 대선구도 및 차기 총선과 지방선거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큰 무리 없이 당원협의회를 장악해 온 그의 파워는 「지난 제6대 지방선거, 창녕군의 전철을 밟게 할 수도 있다」는 분석들이다.
당시 창녕 군수는 당이 추천한 후보가 아닌 지구당 위원장이 지원한 후보가 당선 됐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움직임도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이번 경선에서 비록 석패는 했지만 그의 위상을 높이며 그가 아니면 대권 탈환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를 전체 당원들에 각인시켜 그가 대선 캠프에 합류해 적극 도울 것인지에 따라 지역정가도 예외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가 합류할 경우 이 후보와 박 전 대표 측 인사들이 동참, 한나라당 대선 구도는 순탄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휘청거릴 수도 있다는 분석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합류해 적극 돕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는 정권교체를 위해 당의 화합을 강조했지만 경선과정에서 「이런 불안한 후보로는 경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거짓이 승리해서는 안 된다」는 등 그간의 이 후보에 대한 평가를 참고해 볼 때 대선캠프에는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어 박 전 대표 측 인사들의 행보까지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선 후유증 치유가 관건
이번 이 후보 측 거제 총책을 맡았던 권민호 도의원은 이제 MB측 지역 당원들과 나머지 당원들의 화합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김기춘 의원의 조언과 함께 당원들의 불화와 반목을 털어내고 서로가 가슴에 받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대안이 급선무라는 분석이다.
특히 거제시민들은 MB측 인사들에 대해 ‘대선후보 승리’의 메시지를 띄울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띄우기를 당부하며 특히 모든 시민들에게는 겸손과 순종의 모범을 보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특히 이명박 후보를 향해서는 대선이후 행여나 나올 수도 있는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단어조차 세상에 나오지 않도록 사전에 대비하는 지혜도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