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에푸딩·초콜릿·비누만들기…다채로운 체험장소

대한민국 알로에 최대 생산지인 거제에 새로운 체험공간이 문을 열었다.
알로에를 활용한 힐링(Healing)과 즐거움(Entertainment), 그리고 아름다움(Beauty)이 공존하는 곳이다. 지난 12일 귀엽고 깜찍한 마스코트 알로몬과 겔라링이 손짓하는 거제 알로에 테마파크를 다녀왔다.
거제면 서상리에 위치한 거제알로에테마파크. 전면이 유리온실로 만들어져 쌀쌀한 날씨에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사방의 창에서 쏟아지는 햇볕을 받아 제법 훈훈한 기운이 감돈다. 눈앞에 펼쳐진 난대식물들과 어디선가 들리는 앵무새 소리로 이국적인 기분이 들기도 한다. 텔레비전과 각종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져 눈에 익숙한 알로에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또 관상용으로 재배된 손바닥 크기의 알로에, 잎사귀에 독특한 무늬가 있는 알로에, 꽃봉오리를 맺고 있는 알로에 등이 방문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실제 알로에는 겨울철에 꽃을 피우는 식물이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난다면 만개한 꽃들이 수놓아진 아름다운 알로에를 볼 수 있다.
유리온실 중심에는 족욕장이 마련돼 있다. 삼삼오오 머리를 맞대고 모인 방문객들이 알로에 입욕제를 넣은 뜨끈한 물에 발을 녹이며 쌓인 피로를 푼다. 향긋한 알로에 향이 더해진 족욕장은 체험의 백미다.
다른 한 곳에서는 어린아이들이 무언가에 열중해 있다. 고사리손으로 작은 화분에 흙을 눌러 담으며 알로에 모종 심기에 여념이 없다.
체험실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알로에 테마파크를 찾은 학생들이 강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알로에 비누제작에 심혈을 기울인다. 친구들과 장난도 치면서 강사의 이야기를 듣느라 분주하다.
체험교육을 맡고 있는 알로에 테마파크 관계자는 "친환경적으로 재배된 거제 알로에의 뛰어난 우수성을 몸소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비누·스킨로션·초콜릿·푸딩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개장한 거제알로에테마파크 6400㎡ 부지에는 알로에 및 난대식물을 모아놓은 유리온실을 중심으로 알로에 스킨로션·초콜릿·비누 등 관련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체험실과 족욕장, 40여 마리의 앵무새사육장 등이 마련돼 있다.
개장행사가 열린 지난 14일까지는 오카리나·통기타·마술쇼 등의 공연과 알로에 족욕·알로에 모종심기 등의 체험이 무료로 펼쳐져 아이들의 손을 잡고 찾은 가족단위 나들이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대구에서 거제여행을 왔다가 우연히 들렀다는 한 관광객은 "족욕장에서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니 여독이 풀리는 것 같다"면서 "거제여행 마지막 코스로 추천할 만한 곳"이라고 즐거워했다. 권유희씨(고현동)는 "거제 지역에는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 공간이 부족하다고 늘 생각해 왔다"며 "오늘 와보니 한 번 둘러보기엔 괜찮지만 두세 번 오게 될지, 오래 머무를 만한 공간이 될지는 다소 의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알로에테마파크영농조합법인 이웅일 대표이사는 "아직 초기단계라 미흡한 점이 많지만 매달, 매년 변해가는 모습을 함께 지켜봐주고 채찍질해주면 더 좋은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관심과 조언을 당부했다.
거제알로에테마파크의 1차 목표는 정형화된 알로에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다. 화장품이나 음료수 등으로만 소비된다는 기존의 인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험과 다채로운 상품으로 거제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에 있는 수백여종의 알로에를 한곳에 모아 전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이사는 "알로에를 단순히 음용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다양한 음식에 접목이 가능하다"며 "알로에를 이용한 칼국수, 숯불갈비, 아이스크림 등의 제품개발이 마무리된 상태로 방문객들에게도 곧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거제알로에테마파크의 최종 목표에 대해 이 대표이사는 "알로에의 우수성과 거제에서 전국 최대 규모로 재배를 하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알로에테마파크가 좀 더 자리를 잡게 되면 지역 겨울축제의 장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면서 "겨울철 볼거리가 부족한 거제에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알로에테마파크영농조합 백주기 법인이사는 "가난한 농민들이 힘을 모아 향토산업으로 이뤄내 기분이 좋다"면서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앞으로 해나갈 일들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백 법인이사는 교통문제를 제일 큰 걱정으로 꼽았다.
그는 "시내에서 이곳까지 오는 데 교통사정이 안 좋고 주차장이 좁아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면 수용이 가능할지 걱정"이라면서 "테마파크로 향하는 길이 협소해 4차선 확장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법인이사는 "관광객들이 거제를 찾아왔을 때 볼거리가 더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새로운 거제관광의 출발점인 만큼 행정에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거제시에서는 새로운 볼거리 창출과 관광활성화를 목표로 많은 사업들을 추진해 왔지만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낸 것은 많지 않다. 거제알로에테마파크도 마찬가지다. 떠들썩한 개장 뒤 썰렁한 건물만 남지 않으려면 거제시 차원에서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와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생산과 가공, 체험관광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산업으로 가고 있는 현대 농업의 시대적 요구에 맞춰 지속적인 체험 프로그램 개발로 방문객에게 다가갈 것"이라며 "위축돼 가는 농가의 소득증대와 거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테마체험관광 장소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거제알로에테마파크는 정부의 향토산업으로 지정돼 총 3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세워졌으며, 지역 알로에 농업인들이 알로에테마파크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운영관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