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방학 얼른 지나갔으면"
"애들 방학 얼른 지나갔으면"
  • 김태영 명예기자
  • 승인 2007.08.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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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학생 때문에 어르신들 정자서 쫓겨나

▲ 공원 울타리 쪽으로 쫓겨나다 시피한 노인은 버릇없고 공중도덕을 모르는 학생들이라며 가리키고 있다.
“방학이 빨리 끝나고 개학했으면 좋겠다”

할아버지들이 일부 학생들의 그릇된 행동 때문에 휴식처를 빼앗긴 후 한탄한 말이다.

중곡동 ‘고현 제1공원’에는 정자가 하나 있다. 이 정자는 주변 대단위 아파트에 사는 할아버지들이 아침․저녁으로 모여 담소를 나누는 장소다.

바로 옆 도로에서 줄을 길게 늘어서서 통근버스를 기다리는 근로자가 사라질 무렵, 한 두 노인이 돗자리 방석과 부채를 들고 이 곳에 올라선다.

또 덕산1차 아파트쪽에서도, 고려 4차 아파트쪽에서도 한 분, 두 분 모이기 시작하면서 금새 자리가 비좁아진다.

그런데 학생들 방학이 시작되고 부터는 이 즐거움이 사라졌다며 이곳을 즐겨 찾는 노인들 마다 푸념을 늘어놓았다.

공원에서 만난 한 노인은 “한 낮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 선선한 공기가 정신을 깨웠지. 정자에 깔려 있는 돗자리에 등 깔고 드러누우면 이런 저런 담소가 절로 나오기도 하고…”.

또 다른 할아버지는 “요즘은 정자 바닥이 난장판이야, 밤에 학생들이 신발을 신고 올라서서는 뭘 먹고 치우지도 않고 그대로 버려두고는 누구보고 치우라는 건지 말이야”

“처음 몇 번은 아침마다 쓸고 닦고 해서 자리 깔고 해서 썼는데 그 것도 한 두 번이래야 말이지”라고 근처 아파트에 사는 이경술(75) 할아버지는 목소리를 높였다.

▲ 세 학생이 공원 정자에 신발을 신은채 올라서서 난장판을 만들고 있다.
시간이 흐르자 정자에서 모이기로 한 듯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 3명이 난장판인 정자에 신발을 신은 채로 올라섰다.

학생들 방학 동안에 쫓겨나듯이 울타리 쪽 그늘로 자리를 옮긴 할아버지들은 그 학생들을 가리키며 혀를 찾다.

“방학이 빨리 가야지, 요즘 학생들이 도대체 양심이라는 것도 없고, 치울 줄도 모른단 말이야”라며 같이 있던 할아버지들도 한 마디씩 거들었다.

방학을 아무렇게나 즐기는 몇몇 학생들 때문에 공원의 정자가 쓰레기범벅이 되고 있고, 할아버지들은 씁쓸한 마음을 인생연륜으로 참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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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다 2007-08-31 16:53:59
정말 어이가 없다. 쓰레기 거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