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유치원 교사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자연스레 세계여행의 꿈은 멀어져만 갔다. 그러던 중 한비야씨의 세계 여행기를 읽으며 마치 내가 그곳을 여행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며 가슴 설레곤 했었다.
시간이 흘러 결혼을 해서 아이를 키우며 직장에서 일을 하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내 마음속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줬던 단비같은 책을 또 한 권 만났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씨가 월드비전에서 긴급구호팀장으로서 구호활동을 펼쳤고 그 과정에서 또 한 번의 도약을 이뤄낸 이야기다. 어느 누가 전쟁의 총성이 오가는 곳에서, 자연 재해가 휩쓸고 간 처참한 현장에서 쉽사리 자신의 일처럼 구호 팀장으로 최선을 다할 수 있단 말인가? 결코 쉽지 않았을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건 분명 마음 깊은 곳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오는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한비야씨의 그 열정! 내 마음을 온통 흔들어놓았다. 책을 읽으며 내 삶을 다시 되돌아보며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자신을 가슴 뛰게 만든다는 이유로 구호팀장의 일에 도전했다는 그 용기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내 마음에 와 닿았던 책 속의 한 구절을 소개해본다.
'베테랑을 비교하지 말자.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만을 비교하자. 나아감이란 내가 남보다 앞서 가는 것이 아니고,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보다 앞서 나가는 데 있는 거니까. 모르는 건 물어보면 되고 실수하면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면 되는 거야.'
그렇다. 분명 한비야씨의 삶은 당당하고 멋지다. 그렇지만 그녀가 더 멋있어 보였던 건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한다는 점이었다.
내 삶에도 언젠가는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말처럼 당당히 행군할 날이 올 거라 믿는다. 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 했던가! 먼 훗날 내 삶을 돌이켜 보았을 때 '참 열정적으로 행복하게 살았었구나'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가는 내가 돼야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