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카와고 갓쇼즈쿠리를 다녀와서…
시라카와고 갓쇼즈쿠리를 다녀와서…
  • 거제신문
  • 승인 2007.08.3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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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희/거제시 경관디자인연구소장

韓·中·日(동서대학교·북경이공대학·고베예술공과대학) 국제공동연구 프로젝트 조사단으로 8월7일 출발 7일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갓쇼즈쿠리가 있는 시라카와고를 다녀왔다.

시라카와고(白川鄕)는 기후현의 서북단에 자리하고 있으며, 면적 45.6㏊, 해발 약 500m, 산림지역 93.9%, 150세대 인구 6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백산(白山)을 남북으로 가로 흐르는 쇼카와를 따라 초승달 모양의 단구로 형성된 평지위에 논과 밭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갓쇼즈쿠리(合掌造)란 한자의 의미 그대로 집의 모양이 두손을 합장한 모습을 하기 때문에 얻어진 이름으로, 억새풀로 엮은 갓쇼즈쿠리의 내부는 3,4층으로 나뉘어져 양잠에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자연현상에 대비해서 지붕에 쌓인 눈을 치우기 쉽도록 지붕은 급경사(약 60°)를 이루고 있으며, 지붕의 양쪽이 책을 벌려 세워 놓은 것처럼 삼각형 형태가 특징이다.

가옥들은 남북으로 지어져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하고, 일조량을 조절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보온이 잘되어 시라가와의 자연조건에 적합한 구조로 만들어진 훌륭한 민가 건축양식이다.

갓쇼즈쿠리 가옥은 에도시대 말기에서 메이지시대에 걸쳐 만들어졌으며, 오래된 것은 1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의 취락구조는 고도의 경제성장으로 인한 댐건설 물결에 밀려 갓쇼즈쿠리가 점차 매각이 되고, 생활양식의 변화와 불편함으로 점차 새로운 가옥들로 바뀌어져 갔다.

이에 마을에서는 갓쇼즈쿠리의 감소와 폐옥에 불안을 느껴 1971년 ‘시라카와고 오기마치 취락의 자연환경지키기 협회’를 결성하고 보존을 위한 주민헌장을 제정하였다.

이 자치규약의 3대원칙은 ▲Do not sell(팔지 않는다) ▲Do not lend(대여하지 않는다) ▲Do not destroy(파괴하지 않는다)란 원칙으로, 1976년 문화재 보호법에 의한 중요한 전통건축물 보존지역으로 선정되었고,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취락지구로 지정되었다.

갓쇼즈쿠리는 개인이나 가족의 힘으로만 도저히 존재할 수 없는 거대한 가옥으로 마을사람들의 연합에 의해 만들어지고, 불에 취약한 지붕소재는 여기 사람들이 화재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방수점검이 생활화 되어 이를 지켜 내고 있다.

겨울에는 마을전체가 폭설로 인해 가파른 경사도의 지붕이지만 눈치우기기는 중노동이 아닐 수 없으며, 지붕의 보수는 7~8년에 한 번씩 이뤄지고 30년만에는 새로이 교체를 하는데, 1회 교체비용은 한화로 800만원~1,500만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

이러한 갓쇼즈쿠리의 생활은 여러 불편함과 대량의 유지비 투입등 곤란함을 극복해야하고, 동시에 여기 사람들이 이러한 불편함으로 인해 마을을 떠나지 않게끔 쾌적한 거주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아름다운 동화속 나라를 연상시키는 훌륭한 풍경을 유지하고 있다. 

시라카와고는 50년전 1,800동 이었던 갓쇼즈쿠리 가옥이 현저히 감소하여 현재 갓쇼즈쿠리 113동, 갓쇼즈쿠리가 아닌 가옥이 300여동이 있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연간 60~70만 이었던 관광객수가 150만 이상으로 급증하면서 주차·숙박·교통·유지 보수비등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행정의 지원, 자연환경위원회를 중심으로한 조화로운 시스템으로 이를 해결하고 있었다.

현재 지붕 보수비의 90%는 국비(65%) 현(10%)과 마을(25%) 지원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보존을 위한 가이드라인 계획서를 토대로 건축물의 신축 및 보수, 공공디자인의 크기 및 색채 제한 등을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

시라카와고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이 마을에 살고 있음을 가장 큰 자부심으로 여기고 있으며, 자신들만의 전통과 아름다운 경관을 가꾸어 문화 도시로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자발적 모습에서 선진시민의식의 성숙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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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사랑 2007-09-07 12:55:13
올해 11월 18일 경관법이 발효된다고 들었습니다.소위 선진국형 입법이지요.
거제가 소득 3만불 선진도시에 걸맞게 환경도 경관도 의식도 전국 1위의 관광해양도시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더우기 경관디자인 연구소가 있다고 하니 반갑군요
또,아름다운 거제를 만들려고 연구하시는 분이 있다고 하니 축하하고 환영합니다

윤경석 2007-08-31 18:22:52
거제시 경관디자인 연구소가 있었다는것을 몰라 매우 부끄럽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거제를 만들고 가꾸는데 일조할수 있도록 하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울러 현장감을 느낄수 있도록 사진도 함께 싫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