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용환
어린 시절 배 아플 때
할머니께서 찾으시던
아홉 마디 구구절절
어머니사랑 맺혀 있는
선녀가
그렇게 좋아하던
천상의 꽃,
가을바람에
출가한 자식
소식 기다리며
산야에서
애절한 그리움으로
하얗게 수놓고 있다
·시 읽기: '문장21' 27호(2014, 겨울호)에 실린 시이다. 시인이 간직하고 있던 시작 노트를 그대로 읽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구절초는 국화과에 속하는 들국화이다. 산국과 구절초를 교잡한 것이 국화이며, 구절초의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이다. 옛날 선녀가 꽃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일에 소홀하여 옥황상제로부터 미움을 받고 지상에 쫓겨 내려와 가난한 시인과 살게 되었는데 고을 사또가 선녀를 탐하려고 그 남편과 시합을 제의, 결국 사또가 지게 되자 꼬투리를 잡아 선녀를 옥에 가두게 되었다. 조정에서 그 사실을 알게 되어 풀려나긴 했으나 후유증으로 죽고 말아 하늘로 다시 가게 되고, 그 남편도 따라서 목숨을 끊고 하늘나라로 가게 되었다. 그 후 그들이 살던 집 주위에 구절초가 피었다. 그래서 구절초를 천상의 꽃, 절개의 꽃이라고 한다. 음력 9월 9일 채취하면 약효가 좋고 마디가 9개라 해서 구절초라 부른다. 이처럼 시인의 시작 노트를 통해 꽃말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이 시를 구절초의 현재 진행형인 이야기, 즉 구절초 스토리텔링이라 정의한다면 무리일까? (문학평론가 신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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