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서상마을(이장 박주영) 복개천 일원에서 서상마을 벽화 그리기 행사가 열렸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해 올 연말까지 매주 주말 거제면 서상마을 복개천을 중심으로 마을 골목골목에 벽화를 가꾸는 이번 사업은 서상마을 주민들과 송죽라이온스클럽, 미술학원, 봉사단체, 대학생 등 많은 이들의 재능기부로 이어오고 있다.
보통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10시 복개천에 모여 벽화를 그리기 시작해서 오후 5시까지 작업을 계속하며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에는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도 찾아와 도움을 주고 있다.
유치원에서도 마을에 연락해 가능한 날짜를 맞춰 찾아와 일손을 보태고 있으며 그림 솜씨가 필요한 도안작업은 미술학원이나 미대생들의 도움을 받는다.
이날은 거제시장 장날과 겹치면서 벽 주위로 주차해놓은 차량이 많아 시작이 조금 늦어졌다. 그 사이 마을주민들은 골목 안쪽을 다니며 오래된 벽면을 매끈하게 청소하고 흰 페인트를 칠했다.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캔버스를 만드는 셈이다.
잘 마른 흰 벽면에 준비해온 도안을 연필로 베껴 그리고 나면 각자 붓을 하나씩 들고 색칠을 시작한다. 쉬워보여도 꼼꼼한 작업이 필요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루 종일 작업해도 벽면 하나를 완성하기가 어렵다.
벽화 가꾸기에 참여한 김정희씨는 "주말에 이곳에서 벽화를 그리고 있으면 등산객들이나 아이를 데리고 나온 가족들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돕겠다고 나선다"며 "힘들기도 하지만 함께 즐기면서 만들어가고 있다는 기분이 들 때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벽화의 소재는 누가 봐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캐릭터나 전통문화를 소재로 삼았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만큼 어느 정도 벽화가 완성된 곳도 있다. 점점 분위기가 밝아지고 있다는 평에 마을주민들의 반응도 좋다.
박주영 서상마을 이장은 "마을에 빈집도 많아지고 분위기가 침체됐다는 생각에 함께 하는 사업을 통해 단합을 이끌어내고 마을을 활성화시켜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마을분들의 호응도가 좋아 벽화사업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후 마을 분들의 의식이나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가장 큰 변화로는 마을회의나 행사 참여도가 높아졌다는 점을 꼽았다. 박 이장은 "예전에는 마을에서 회의를 해도 10명 정도밖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회의가 있는 날이면 20-30명씩 참석한다"며 벽화사업이 가져온 변화에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