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밭작물 등 닥치는대로 훼손, 농민 울상
하청면 일대 유실수 재배지와 고구마 밭 등지에 멧돼지가 출몰, 심각한 농작물 피해를 입히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하청면사무소에 따르면 올 8월까지 하청면지역 유해조수(멧돼지, 고라니 등)에 의한 농작물 피해신고는 모두 12건, 피해면적은 10800㎡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하청면사무소에 접수된 피해신고 8건, 피해면적 10740㎡를 벌써 넘어서고 있는 수치다.
또 지난해의 경우 10월 한 달에 집중됐던 유해조수 피해가 올해는 7월 초순부터 발생, 농가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멧돼지의 경우 농민들이 20-30년 동안 애써 가꾼 감나무와 조경수 등의 큰 가지를 부러뜨리고 옥수수와 고구마 밭 등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농가 피해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수렵 이외에는 멧돼지 피해 방지에 대한 이렇다 할 묘책이 없어 농민들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거제시에서 설치 금액의 50%를 보조해주고 있는 야생동물 방지 펜스도 사실상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농민들이 설치비의 50%를 부담해야 해 자금사정이 넉넉지 못한 농가에서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밤마다 보초를 설 수도 없는 처지”라며 하소연하고 있다.

이석용 하청 단감작목회장(60)은 “멧돼지들이 감나무밭을 습격, 20-30년 된 감나무의 밑둥까지 부러뜨리고 있다”며 “올 한해 감을 못 따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이대로 멧돼지 피해가 계속된다면 감나무 농사를 접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지난해에 비해 멧돼지들이 2-3달 가량 빨리 출몰해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을 보면 개체 수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된다”면서 “거제시에서도 야생동물 개체수를 정확히 파악, 피해방지단 엽사들에게 실탄이나 기름값 등을 보조해 주고 기동구제반을 편성하는 등 대책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당우 경남수렵협회 거제시지회장은 “주간은 무더위 등으로 멧돼지를 구제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매일 밤 12시부터 회원들이 하청면 등지를 찾아 수색과 포획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하고 “현재까지 4마리의 멧돼지를 구제했지만 신고건수가 워낙 많고 지역이 넓어 한계가 있는데다 환경단체의 반발도 심해 이·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더 많은 야생동물 피해방지단을 운영하기 위해선 경남도의 허가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기존 인원을 재편성, 하청면 지역 유해조수 피해구제에 나서겠다”면서 “농가 피해를 철저히 조사, 농작물피해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