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광 측, 주민의견 듣겠다
시, 중재 나섰지만 허사

이날 설명회장에는 사업자인 주식회사 세광(대표 임복재)과 거제시 관계자·거제면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임복재 대표가 설명을 시작하기도 전에 주민들은 "인정할 수 없는 사업이니 설명을 들을 필요도 없다"며 설명회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시 관계자는 아직 허가를 내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며 중재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이 사업을 주민들은 반대하고 사업자는 해야겠다고 한다"면서 "설명회를 듣고 타당성 조사를 거쳐 적당한지 아닌지 검토해서 판단하겠다"고 주민들을 달랬다.
이후 임 대표가 설명회를 진행하려고 하자 항의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주민들은 "거제 관문 한복판은 폐기물처리장이 들어설 마땅한 장소가 아니다" "사람이 살아야 되는데 폐기물처리장이 말이 되나" "폐기물처리장을 세우려거든 23개 마을 거제면민 전부를 이주시키고 해라" "당신들 집앞에 지어라" "지역주민들이 다 죽어도 상관없다는 말인가" "설명회를 하는 건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무조건 반대다. 설명회를 들을 필요도 없다"는 말을 쏟아내며 설명회 자체를 거부했다.
이에 임 대표는 "이 자리에 나온 것은 건설폐기물처리장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는지 안 하는지 설명하기 위함"이라면서 "피해가 없기 때문에 사업을 하려고 하는 것이며 그에 대해 모두 다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명회를 듣지 않겠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결국 자리를 떴다. 임 대표가 회의실을 나가는 중에도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업 안 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나가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거제면번영회 김선환 회장은 "허가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허가를 낼 수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거제시장과 면담했을 때 사업장과 거제면 생활지역의 거리가 가까워 폐기물처리장 위치로 적당하지 않다고 이야기했었다"고 말했다. 사업지와의 직선거리를 따져보면 외간초등학교가 625m, 귀목정마을 120m, 소류지 52m, 굿뉴스병원 280m, 거제농업개발원이 460m에 위치하고 있다.
설명회에 참석한 황종명 도의원은 "지역 주민이 원하지 않는 일은 안 하는 것이 맞다"며 "거제면민들이 절대적으로 반대하고 있으니 집단민원에 시달리지 않도록 시에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진양민 시의원은 "시에서 지원을 해준 장소가 건설폐기물사업장으로 활용되는 것이 아닌 지역 농민들을 위한 시설이 유치됐어야 한다"며 "주민들이 끝까지 반대를 하면 사업추진이 안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나도 귀목정 사람이고 인근에 피해가 안 가도록 하겠다는 것이 첫 번째 방침"이라며 "오늘 설명회는 무산됐지만 차후에라도 자리를 마련해 대화가 이루어진다면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해 요구사항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주민들과 대화가 이루어진다면 비슷한 모델의 건설폐기물사업장을 찾아가 실제로 피해가 발생하는지 아닌지 견학할 계획도 갖고 있다"면서 "그 외 주민들 요구사항도 충분히 수렴하고 마을발전기금을 전달할 의사도 있으나 지금으로서는 대화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세광이 거제면 옥산리 1438번지(구 거제미곡처리장) 일원에 추진 중인 건설폐기물처리장은 건설폐기물과 중간처리 플랜트를 실내에 설치하고 습식공정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은 건축 토목현장 및 건물해체 공사 등에서 발생하는 건설폐재류를 파쇄기 및 선별기 등을 이용해 그 특성에 맞게 처리될 수 있도록 파쇄 선별 처리해 재활용 골재 등을 생산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