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무상급식 문제를 놓고 벌어진 홍준표 경남지사와 경남지역 교육장들 간의 '막말' 논란이 법정으로까지 가게 되었다.
지난달 28일 김해시청에서 열린 기관·단체장 간담회에서 무상급식 문제를 놓고 언쟁을 벌이던 중 홍 지사가 김해교육장에게 '건방지게'라는 비하 발언을 하지 않았는데도 그런 표현을 했다고 주장하는 김해교육장과 홍 지사를 비난하며 사과를 요구한 교육장 등 3명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지방공무원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뿐 아니라 경남도는 고발된 세 명의 교육장 외 17명의 교육장의 징계를 교육부에 요청한 상태에 있다.
그동안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하여 언론사기자 및 노조원의 고발, 거창 방문 때 무상급식 중단 철회를 요구하던 학부모들이 차를 막았다고 무더기 고발하는 등 홍 지사의 표현대로 '걸리면' 고발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는 작년 9월 창원의 한 단체가 주최한 초청세미나 강연에서 "제가 (도지사로)들어와서 '걸리면' 다 감옥 보낸다. 두 사람 딱 감옥 보내니깐 그 다음은 겁을 내서 조금 조용해졌다"라고 한 말에서 그의 정치적 태도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주관에 따라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고 때로는 저돌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강공 일변도로 갈등을 빚는 일은 홍 지사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높이는 데는 전략적으로 필요할지 몰라도 경남도민에게는 불편하기 그지없다.
더구나 우리 도민들이 직접선거로 뽑은 최고의 행정수장인 경남도지사와 경남교육감과의 갈등을 원하지 않고, 툭하면 고소 고발하는 모습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고발만이 능사는 아니다. 무엇보다 먼저 홍 지사는 교육장에 대한 징계요구와 고발을 철회하고 부드러움과 강함을 동시에 겸비한 정치인의 면모를 보여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