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좋은 마을 ‘부래미마을’을 다녀와서
살기좋은 마을 ‘부래미마을’을 다녀와서
  • 거제신문
  • 승인 2007.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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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대영/총무과 혁신분권담당

우리시 지역혁신협의회 주관으로 한 지역혁신현장 견학 프로그램에 따라 협의회 위원, 2007년 살기좋은 마을가꾸기 주민대표, 읍면동담당자 21명이 경기도 이천시 소재 부래미 마을을 견학했다.

부래미 마을은 경기도 이천시 남단에 위치한 30가구 7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으로 이천시에서 가장 소득이 낮은 지역이었으나 2003년 농림부에서 추진한 농촌녹색체험마을로 선정되면서 전국적으로 지명도가 높게 되었다.

마을이름 ‘부래미(富來美)’는 한자어 그대로 풀이하면 잘사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아름다운 마을이란 뜻이다. 즉 모든 주민이 경제적인 부(富)와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는 미래가 있다는 비전을 담은 것이다.

농촌주민의 농심과 전통을 바탕으로 청정 자원과 친환경농업,부래미 사랑모임 등을 통한 도농 교류시스템으로 지역발전의 전기를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있으며 이는 곧 지역혁신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최근 주5일제가 시행되면서 도시민들의 여가시간 증가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농산물 수입개방화에 따른 웰빙 농산물에 기대를 갖게 되면서 부래미 마을에서 생산되는 23개 농산물을 브랜드 상품으로 등록하였고 정보화 마을로 지정을 계기로 컴퓨터를 통한 지식정보화 마인드를 조금씩 갖게 되어 마을의 자원과 전통문화를 있는 그대로 보존하면서 외부에 오염되지 않는 농촌문화를 가꿔 나가는데 주민들의 동참을 이끌어 낸 것이 지역발전의 결정적 성공요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마을에서 하고 있는 주요 핵심사업들은 정리하여 보면

첫째, 회원제 시스템인 사어버팜을 홈페이지를 통해 마을에사 생산되는 쌀 배 포도 등 농장을 분양받고 인터넷으로 작물을 재배 관리하는 농사방법이다.
분양 받은 농작물은 농장의 책임자인 부래미 농민들이 길러주고 수확물은 분양자가 갖게 하는 제도이다.

둘째, 농사 먹거리 전통문화 놀이험 자연학습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마을주민들의 공동체의식을 함양하고 도농교류의 기회와 홈 컴잉데이를 운영하여 출향인사의 방문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셋째, 쾌적한 청정환경,우수 농산물 등을 이미지한 부래미의 브랜드(Brand)를 이미지화 하여 티셔츠 모자 봉투 입간판 등 로고로 활용하고 있다.

넷째, 주민모두가 대표로 참여하는 공동체사업과 공동학습을 활성화하고 있다.
모든 체험활동은 농가단위별로 진행되며 수입은 일정부문 공동운영비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해당농가에 귀속되며 월 1회 지역개발 디자인 건축 친절교육 등 지역주민의 공동학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율적인 마을조직의 구성 운영으로 각자의 위치에 맞는 역할을 분담수행하고 있으며 화단가꾸기, 나무심기, 벽화작업 등 쾌적한 환경조성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부래미 마을을 찾는 외래방문객은 매년 증가추세로 2003년 3,200명, 2004년 12,000명, 2005년 18,000명, 지난해에는 연 방문객 26,000명으로 주민 총소득만 8억여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래미 마을에서 볼 수 있는 시사점은 첫째는 사람을 가장 소중한 자원으로 생각하고 마을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든 주민이 매월 마지막 주 외부강사를 초빙 월요학습을 실시하고 취미, 소양, 전문업종에 대한 배움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고 한다.

둘째는 계획적인 마을발전계획을 수립하고 각자가 역할을 분담 처리한다.
매년 초에 주민자치조직에서 수립한 마을계발계획을 공포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항목들을 각 가정에 부여한다.

셋째, 지식정보화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50대이상의 노년층임에도 컴퓨터교육을 통하여 컴퓨터를 다룰 줄 알며 농산물 판매, 민박, 체험행사 참가신청 등 인터넷을 활용함으로써 시간과 노력을 절감하고 있다.

여기서 살기좋은 마을 가꾸기에 대한 우리 거제시의 실정은 어떠한가? 거제시는 1읍 9면 6개동에 340여개의 자연마을이 있다.

70년대 시작한 새마을 운동으로 주택개량과 마을안길포장, 간이상수도 등 주민생활기반시설은 어느 정도 갖추었다고 하나 수려한 자연경관과 어울리는 순박함과 전통문화의 정체성을 살리는 마을가꾸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어느 마을이나 획일화된 주택, 마을공동시설, 농수산기반시설들이 있지만 무엇 하나 특색 있거나 고유의 전통 미를 갖고 있지 않다.

그동안 경제성장과 양대 조선소의 지역경제에 힘입어 양적 성장을 꾀하였으나 질적, 정신적, 마음의 풍요를 간직한 마을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다행히 2007년부터 중앙정부의 살기좋은 지역만들기와 연계한 시 자체 마을가꾸기사업이 추진되어 우선 10개 마을에 대한 시범사업으로 마을당 2,000만원을 지원 화단가꾸기, 도로변 벽화, 주민휴식공간 조성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단기간에 걸친 1회용 사업만으로는 마을가꾸기 사업은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지금부터라도 각 마을의 고유전통과 정체성,주변환경과 어우러진 마을들을 찾아서 체계적인 마을가꾸기 사업을 시작할 때다.

통계에 의하면 도시 직장인의 44%가 은퇴 후 농어촌 정주를 희망하고 있다. 교통통신의 발달로 인한 지리적인 장애는 이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주변을 조금만 살펴보면 많은 소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신현읍 소재지를 비롯한 대단위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고 있는데 모두 다 획일화된 건축모형,조경식재로 특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

살기 좋은 마을은 비록 농어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며 살기 좋은 아파트도 얼마든지 가능하므로 여기에 살고 있는 지역주민들이 공동체의식을 갖고 자율적인 동참이 이루어 질 때 가능하리라 본다.

따라서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드는 것은 구호만으로 될 수 없으며 행정의 전략적 목표설정과 이를 뒷받침 할 조직역량을 갖추고 총체적인 행, 재정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가능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역혁신 마인드를 가진 인적자원들이 한데 모여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전문가를 초빙한 교육학습이 필요하다.

또한, 주민들은 지역에 정주의식을 갖고 마을공동체를 구성하고  자율적인 기획과 참여 속에 아이디어를 결집하여 살기 좋은 마을을 가꾸기에 동참할 때 실현 될 것이다.

이제 의식주를 해결한 산업화 시대가 지나고 지식 정보화시대를 살고 있다.

살기좋은곳에 지식인들이 모여들고 이들로 인한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시대를 살고 있으며 새로운 지식정보를 얼마만큼 빨리 취득하고 실생활에 활용여부에 따라 개인과 지역의 발전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다.

물질적 풍요만이 아닌  정신적 삶의 질을 찾아 살 곳을 정하는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순박하고 푸근한 농심,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 농심으로으로 가꾸는 문화”라는 부래미 마을의 행동 철학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면서 우리들만의 마을가꾸기를 전개하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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