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발생한 도요새의 집단 폐사는 우리의 주변 환경을 대변하는 것 같아 마음이 몹시도 씁쓸하다.
5일 도요의 폐사 현장을 조사 중인 국립환경과학원 이정연 박사는 새들의 폐사 원인은 환경 쪽에 무게를 두지만 바이러스에 의한 폐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거제서 새들의 집단 폐사는 지난 1997년 중대백로 떼죽음에 이어 2001년 아비새가 집단 폐사, 이번의 도요 떼죽음까지 모두 세 번째다.
특히 세 번의 조류집단 폐사 사건 중, 불행하게도 두 번은 사등면 사곡, 언양 일대서 발생했다. 하지만 아직도 그 원인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한 지역에서 두 번째 발생한 조류의 집단폐사 사실은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닌 성 싶다.
사람의 안전은 보장할 수 있는가
환경전문가들은 새가 살 수 없는 환경은 사람도 살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박사의 조언대로 환경에 의한 폐사라면 새들은 환경오염의 독(毒)이 몸에 배어 죽는 것과 다름이 없다.
땅과 바다는 생명을 지켜가는 근본이 되어야 함이 마땅한데 오히려 생명을 앗아가는 독으로 변해가는 현실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환경부는 두 번이나 새들이 폐사한 사곡일대 환경조사를 펼치는 것이 급선무다.
특히 새들의 집단 죽음이 인위적인 오염물질 때문인지, 아니면 자연에 의한 유독성 물질 때문인지, 또는 조류인플루엔자가 그 원인인지를 정확히 밝혀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하다.
지금 우리가 한갓 나그네 철새의 죽음에 이처럼 큰 관심을 갖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왜 하필 이곳에서 새들이 죽음을 맞는가에 있다.
이 의문을 풀리지 않는 한 이곳에 삶터를 마련한 우리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제시의 발 빠른 대처 절실
중대백로에 이어 아비새의 떼죽음, 그리고 도요새의 집단폐사로 이어지는 연속성, 그 이후의 피해자는 인간이 아닐지 심히 공포스럽다.
자칫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의 후손들에게 생물이 살지 못하는 독의 땅덩어리만 물려주지 않을지 심히 걱정스럽기도 하다.
때문에 거제시 행정은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서라도 이번 도요새의 폐사 원인을 기필코 규명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시민 안전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더구나 거제시는 현재 조류박물관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새들이 죽어 나가는 현실에서 과연 이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행여나 조류박물관을 건립하고 새들의 폐사 현상이 나타난다면 막대한 예산 손실을 가져 올 수도 있다.
지난번 백로의 폐사나 아비의 떼죽음에 원인은 아직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시민들은 거제시의 미온적 대처를 비난하며 우리나라 학자들의 각종 시료 분석기술이 선진 외국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쓴 소리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잃었던 신뢰성을 만회하는 행정, 시민에게 희망을 주는 선진 행정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거제시는 어느 기관, 어느 부처를 움직이더라도 새들의 집단폐사 원인부터 밝히는데 주력해야 한다.
만약 우리의 기술이 부족해 그 원인을 밝히지 못한다면 선진 외국의 전문가를 초청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그것은 진정 거제시민을 위한 길이며 선진 조국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더이상 미적거리다가는 새들 뿐만 아니라 우리주변 모든 동물과 우리들 인간까지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된다.
새들의 폐사 원인규명 관련 거제시 행정의 시원한 해결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