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선거는 끝났다.
이제부터 당선자는 그 분야에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조합원들의 복지 증진과 실익증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다고 조합원의 이익만 창출하는 조합원을 위한 조합이 아니라 진정으로 그 지역의 모든 주민과 함께 가면서 모두가 잘사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거 후유증을 빨리 없앨수록 좋다.
어느 선거이건 간에 선거에는 보이지 않는 암투와 상호비방, 흑색선전이 있고 그로 인해 선거가 끝나면 남는 건 깊은 상처뿐이다. 특히 선거로 생겨난 앙금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같은 지역 안에 살면서 얼굴도 마주치지 않을 만큼 심각한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의견의 대립으로 생긴 갈등은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지만, 선거의 후유증으로 생긴 갈등은 치유가 그렇게 쉽지 않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농촌이 어려운 시기다. 지역민이 모두 하나가 되어 역량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내편 네 편이 생기고 선거 때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견원지간(犬猿之間)이 되어서는 지역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러한 선거 후유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선자와 낙선자 모두가 선거에서 보여준 지역민의 선택을 겸허히 수용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한다. 이긴 자의 아량과 깨끗하게 인정할 줄 아는 패자의 모습이 아름다운 것이지, 뒤끝 있는 당선자나 뒤끝 있는 낙선자가 되어서는 3류 정치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말하지는 않지만 유권자들은 선거 후의 모습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당선자건 낙선자건 그들이 지닌 그릇 됨됨이를 보고 있다. 가능하다면 낙선자의 아름다운 패배선언이 선거 후유증을 상쇄하는데 최선이겠지만 당선자가 먼저 낙선자에게 손을 내밀고 다가가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다.
이제부터는 후보자와 조합원, 그리고 지역민의 화합이라는 걸 인식하고 지난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후보자 간, 또 주민 간 반목과 불신을 훌훌 털어내고 선거 후유증을 치유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건 빠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