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철 / 경남 거제 출생/'문장21'시 등단/현 둔덕중학교 교장
꼬불꼬불 꼬부랑길
걸어온 길 돌아보니
스물아홉
서른아홉
마흔아홉
그리고 쉰아홉의
고개고개 고갯길
넘기 힘든 아홉 고개
그중에 힘든 고개는
쉰아홉 고갯마루
육신이 마르고
심지가 약하여
이는 바람에
맞서기도 힘겨운
마루마루 고갯마루여
·시 읽기: 시인의 제3시집 '버팀목'(2015)에 실린 시이다. 시인은 최근 암 투병 생활을 했다. 삶의 의지가 매우 강한 사람이다. 제3시집의 시편들은 시인만의 영혼의 무게를 실은 서사이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숙연해진다. 고통의 무게와 삶의 무게가 묵직하게 심금을 울린다. 이 시에서 시인은 '아홉 고개'라는 시어의 반복과 함께 "스물아홉/ 서른아홉/ 마흔아홉/ 그리고 쉰아홉"이라며 점층법으로 삶의 역경을 표현한다. 쉰아홉의 나이까지 살아오면서 그중에 가장 넘기 힘든 고개가 지금의 "쉰아홉 고갯마루"라며 방점을 찍듯 강조한다. 지금까지는 "넘기 힘든 아홉 고개"마다 탈 없이 잘 넘어왔지만, "쉰아홉 고갯마루"에서는 "육신이 마르고/ 심지가 약"해져 "이는 바람에/ 맞서기도 힘"겹다고 솔직한 심정을 표출한다. 이 시처럼 인생은 내리막길과 오르막길이 있다. 우리 모두 오르막길이 벅차더라도 극복하려는 의지만은 잃지 말자. (문학평론가 신기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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