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A구장 3만여명·능포 양지암 공원 일대 5000여명 운집…가족들과 즐거운 시간

올해로 93돌을 맞은 어린이날. 지역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열려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지난 5일 삼성중공업 A구장에는 3만여명, 능포 양지암 공원 일대에는 5000여명의 인파가 몰려 어린이날 축제를 즐겼다.
이날 삼성중공업 중우회가 마련한 '꿈! 사랑! 어린이 큰 잔치' 행사는 놀이·체험·참여·안전체험 등 4종류의 부스가 운영됐고 각종 공연, 이벤트가 펼쳐져 어린이들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
놀이부스에서 가장 인기였던 페달보트와 에어바운스 놀이터는 차례를 기다리는 어린이들의 행렬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랜 기다림이 필요했지만 그 만큼 만족도는 높았다. 아이들은 대형풀장에 마련된 페달보트를 타며 더위를 식혔고, 에어바운스에서 신나게 뛰놀았다.
조성훈 어린이(통영죽림초 4년)는 "사람이 많아서 피곤하긴 하지만 재밌어서 피곤함도 사라진 것 같다"며 "내년에는 에어바운스가 더 많아져서 계속 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다시 에어바운스 놀이터를 향해 바삐 움직였다.
체험·참여 부스에는 부모들을 위한 캠핑·커피 체험과 달걀 양초 만들기, 곤충 체험이 인기였다. 어머니가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쥐어주자 울음을 터트린 김진혁 어린이(7·고현동)는 "멀리서 봤을 땐 귀여웠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물 것 같아 무서웠다"면서 재빨리 애벌레를 통에 다시 담았다.
안전체험 부스에는 거제소방서 대원들과 함께 하는 소화기·심폐소생술 체험이 있었다. 안전에 대한 높은 관심 때문인지 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참여했다.
정동석씨(68·중곡동)는 "아이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책으로 보는 것과 직접 해보는 건 다를 것"이라며 "손자와 함께 행사장에 왔는데 나도 즐거워지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삼성중공업 중우회 측은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사고 방지를 위해 놀이와 체험부스 운영자들에게 안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중앙무대와 운동장에서는 한국무용, 스포츠 댄스, 째즈힙합, 택견·합기도·검도 시범 등의 공연이 펼쳐져 어른들과 아이들의 함성을 절로 자아내게 했다. 이덕송씨(40·고현동)는 "아이들을 놀게 하고 그늘에 앉아 있으려 했는데 다양한 공연 덕분에 나도 즐거웠다"며 "공연이 다채로워진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어른들을 위한 행운권 추첨과 아이들을 위한 보물찾기로 행사는 웃음이 더해졌다. 김민주 어린이(중곡초 5년)는 "가족들이 다 함께 놀러 와서 더 재밌는 것 같다"며 "보물이 있다는데 어딨는지 몰라 빨리 움직여야 한다"며 보물 찾는 발을 재촉했다.
최정하씨(43·상문동)는 "지난해 행사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올해는 사람도 더 많은 것 같고, 행사도 더 다채로워진 것 같다"며 "거제에도 이런 행사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운동장을 둘러싸고 있는 잔디밭에는 그림그리기와 백일장 대회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김지현 어린이(7·상문동)는 "바이킹을 타려면 그림을 완성하기로 약속했다"며 "바이킹 타는 내 모습을 그리려고 했는데 페달보트가 돼버렸다"며 아쉬워했다.
반명석씨(45·옥포동)는 "거제시에 이런 행사가 없었는데 삼성중공업에서 아이들을 위해 놀 거리를 많이 만들어줘서 고맙다"며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린이날 기념 걷기대회, 가족 화목과 건강을 동시에
"엄마! 아빠!" 수많은 아이들의 목소리가 능포항에 울려 퍼졌다. 가장 아름다운 단어로도 뽑힌 적 있는 '엄마·아빠'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날이 바로 어린이날이다.
대우조선노동조합이 주최하고 대우조선 새마을금고가 후원하는 2015 어린이날 기념 가족과 함께 걷기대회가 능포항과 양지암 조각공원 일원에서 열렸다. 걷기대회는 능포동공용주차장에서 시작해 능포교회, 양지암 조각공원을 거쳐 능포항으로 돌아오는 2.5㎞ 코스였다.
식전 행사로 레크리에이션, 풍선 공예, 비눗방울 쇼가 진행됐다. 풍선 선물을 받고 비눗방울을 가까이서 만지려는 아이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상품권 추첨에는 부모들이 더 큰 호응을 보이면서 즐거움을 더했다.
1시간 여의 식전공연이 끝나자 부모들은 아이들의 손을 잡거나 목마를 태운 채 완연한 봄을 만끽했다. 원종호씨(36·수월동)는 "가족과 함께 화합도 다지고 코스가 걷기 편해 아이들 체력증진에도 좋다"면서 "어린이날 전에 미리 놀이공원에 가서 아이들을 만족시켜주고 걷기대회에 참석하면 걷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잘 호응 할 것"이라며 농담을 던졌다.
걷기대회 코스 중간 중간에는 제3세계 아이들을 돕는 모금운동과 소원리본 묶기, 세월호 인양 촉구 홍보 부스,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서명운동 등 다양한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빈곤퇴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던 정형련씨(50·고현동)는 "우리와 다르게 오늘도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세계에 너무 많다"며 "1000원이면 인도의 빈곤 아동 두 끼 식사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호응해 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아이와 함께 세월호 인양 촉구 부스를 들른 최상기씨(44·아주동)는 "세월호 사태에 대한 보상이 먼저가 아니라 정확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어린이날 행사에 아이에게 이런 메시지도 전달해 줄 수 있어 뜻깊다. 올해 처음인데 매년 참석 해야겠다"고 웃었다.
정윤조 진주의료원 주민투표 운동본부 조직부장(31)은 "진주의료원을 재개원 해야한다는 부모들의 많은 공감이 있어 10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며 "거제시민들의 응원이 많아 주민투표 성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지암 조각공원에서는 솜사탕을 나눠줬다. 언덕을 오르며 힘들다는 아이들의 투정이 솜사탕에 잠잠해졌다. 신현철씨(33·아주동)는 솜사탕 하나를 아이에게 건네며 "아이에게 바라는 것 한 가지는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라며 "양지암 일대 풍경은 거제에서만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도 확 트인 바다와 숲을 함께 느낄 수 있어서 좋아한다"고 행사에 만족감을 표했다.
조각공원을 나와서 상쾌한 바닷바람에 땀이 식을 때 쯤 그네 하나를 두고 아이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기다리는 친구들을 위해 그네 열 번을 타고 내렸다는 김주현 양(중앙초 2년)은 "놀이기구가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어린이 날이라 기쁘다"며 즐거워했다.
사정이 있어 부모가 다 같이 오지 못한 가족도 있었다. 이경민씨(39·고현동)는 "엄마가 일 때문에 같이 오지 못해서 아이들이 많이 아쉬워 한다"면서 "어린이날만큼은 가족 모두 쉬는 국가적 분위기가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두 시간 정도 걸리는 걷기 대회를 마치면 크레파스와 우산이 선물로 제공됐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대우조선 노동조합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조합비로 크레파스와 우산 4000개를 준비했다"며 "많은 아이들이 자연을 느끼면서 뛰어놀고 가족이 화합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