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 2시 거제시공공청사 6층 대회의실에서는 '쓰레기 소각로 방식 채택을 위한 시민 설명회'가 있었다.
회의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몇 명의 담당 공무원이 자료와 음료를 회의실 입구에 이미 준비해 놓고 있었다.
맨 앞자리를 제외하고는 빈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시민과 관계자가 착석하여 큰 관심을 보였다. 사회자는 늘푸른 거제21시민위원회 진휘재 사무국장이 맡았고, 순서에 따라 국민의례를 거친후 곧바로 지정된 발표자의 발표로 들어갔다.
소각로 건설사측의 포스코이엔씨 권용철 차장이 프로젝터 자료화면을 이용하여 열분해 용융방식을 설명하였다. 약 10분에 걸친 설명은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이해하기에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어서, 스토카 방식 설명자로 나선 발표자는 대우조선해양 의장시스템부 서정대 부장이였으며 전문적인 화학공식을 나열하면서 약30분가까이 설명하였다. 내용은 그의 지식이 광범위하고 오랫동안 그 분야에 몸담았음을 짐작케 할 정도로 소각로의 역사까지 망라하여 설명하였다.
이를테면, 소각로의 시초는 유럽의 탄광발전소에서 연료로 쓰레기를 태우면서 발전된 형태라는 것이다. 이 형식이 일본을 거쳐서 우리나라로 옮겨온 형태가 지금의 스토카 방식이라는 것이고 현재 일본은 열분해 용융방식을 독자적으로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발표도중 앞에 두 전문건설사의 임원에게 우리 나라에 산재한 소각로의 형태를 일일이 나열하며 되래 질문 하는 등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어진 발표자는 시의회 이행규부의장님이었다. 앞서 소각로 형식을 전문가가 설명한 관계로 시의회 입장에서 행정의 진행을 점검한 사항을 발표하였다.
내용은 2001년도부터 소각로 신설을 계획하게 되었으며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15억여원의 국고보조금 신청이 처음 시도되었다는 것이다. 이 후 2003년도에 국고보조금을 보조받았고, 2004년에는 건설장소를 석포리 산 27번지에 정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사항들은 시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사항으로 관련법 제35조제1항제7호를 위반한 사례라고 밝혔다.
과거 시의회 차원에서 집행부에 질의한 사항도 확인하였는데 당시, 옥진표의원, 신점상의원의 질의에 김한겸시장의 답변은 “국비 64억원 중 15억원을 먼저 받은 상태라 방식의 변경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행정처리의 문제점을 청소과장, 담당공무원, 손경원주민생활지원국장이 참석하여 지켜보는 앞에서 “시의원에게 거짓 자료를 제공하는가 하면 행정처리가 비정상적이다.”는 등의 강한 어조로 질타했다.
이어서. 청소과입장에서 신상근 시설담당계장은 이의원의 주장에 대한 반론을 조목조목 반박하기 시작했다. 현재 거가대교의 개통등으로 인구의 급격한 증가를 대비하여 100톤 2기 건설을 계획,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나름대로 조사와 검토가 많았음을 짐작케 할 정도로 스토카식과 열분해용융식에 들어가는 사업비를 나열하면서 타지자체의 사례도 함께 제시했다.
내용은 “양산시의 100톤 1기의 사업비는 우리가 아는 600억원보다도 더 많은 비용이 추가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1000억까지도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발표자의 준비된 설명이 끝났으며 방청객의 질문을 받기 시작했다. ymca 강학도 이사장, 백말숙위원, 석포 매립장 근처 마을 주민, 인터넷 신문 기자등의 질문을 사회자가 한꺼번에 취합해서 해당 질문의 답변자는 다시 한꺼번에 답변하는 형식을 취했다.
공청회형식의 이 설명회는 시종 일관 진지했다. 시행정 담당자와 시의회 이의원간의 고성이 오가기도 하는등 매 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런 와중에 석포에서 온 네다섯 명의 주민가운데 한 명은 처지를 비관하는 얘기를 중언부언하면서 발표자의 발표시간과 맞먹을 정도로 오래해 참관하는 다른 방청객의 집중도를 떨어 뜨리기도 했다.
이 때, 시의회 옥진표 총무사회위원장은 방청석 맨 뒷자리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이 주민의 신세한탄적인 발언을 듣다못해 ‘매립장 인근의 주민의 처지를 우리가 알아줘야 한다’ 며 발언기회를 요청해 달래기도 했다.
예정된 시간은 이민 지나서 사회자도 토론이 진지함을 중간중간에 예고하면서 종료 시점을 저울질했다. “예정된 시간은 네 시 반까지였는데 지금 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추가 질문이 있으시더라도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답변자가 미진한 부분을 답변하면서 마무리에 가름하겠습니다.”라고 종료시점을 알리고 있었으며 이와중에도 석포리 이장이라고 밝힌 사람은 앉은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종이에다 적어온 질문사항을 읽어내려 가기 시작했다.
“그러면, 답변까지는 바라지 않을 테니 이행규시의원님께 질문하겠습니다.”라면서 주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A4지 한 장 분량을 다 읽었다.
상품목록을 읽어 내려가는 듯한 이 질문을 듣고 있던 이행규시의원은 ‘오해가 많다’는 판단인지 사회자에게 답변이 불가피하다고 양해를 구하고 다시 답변했다. 짤막하게나마 설명이 이루어 졌다.
공청회 종료는 본 위원회 박동철 위원장이 사회자로부터 마이크를 넘겨받아 마무리 했다. “그 동안 드러내지 않고 진행해온 이번 소각로 채택 문제는 오늘 이렇게 서로의 갈등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공청회는 더욱 의미가 클 것입니다”라고 했다.
긴 시간동안 화장실 한 번 편히 가지 못하고 토론에 귀 기울였던 방청객은 마지막에 주최측의 종료선언과 함께 일제히 박수로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