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주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행정의 대화.설득이 필수적…지역발전 위한 인센티브 함께
거제시민들이 선호하는 장례방식은 매장에서 화장으로 전환 된지 오래다. 경남발전연구원이 2013년 지역 거주 30대 이상 성인 382명을 대상으로 한 장사시설 수급 추정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호하는 장례 방식의 경우 응답자의 73.6%가 화장을, 26.4%가 매장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 선호의 이유로는 비용부담과 관리의 편리성(42.5%), 부족한 묘지문제 해결(29.5%), 자연환경 훼손방지(24.1%), 호화묘지 조성 억제(1.9%) 순으로 파악됐다.
매장 선호 이유는 전통적 관습 및 선례존중(45.7%), 조성해 놓은 자리 있음(27.7%), 후손들의 성묘 장려(11.7%), 화장문화 및 시설의 부정적 이미지(6.4%) 등으로 집계됐다.
화장희망 안치지역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81.3%가 지역 내 안치를, 18.7%가 타 지역 안치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설보다는 공설 화장 희망 장례시설 설치(87%)를 원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특히 가장 우선적으로 설치돼야 하는 장사시설의 경우 화장시설 39.9%, 공설 장례식장 21.9%, 자연장 시설 18.5%, 봉안시설 10.4%, 공설묘지 시설 6.7%의 순으로 파악됐다. 응답자의 40%에 달하는 거제시민이 화장장 설치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이다.
화장장 설치 반대 이유는 정서적 혐오감 54%, 자연환경 훼손 19.9%, 지가하락 19.6%, 자녀교육에의 지장 1.9% 순으로 나타나 화장장이 여전히 혐오시설로 여겨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했다.
장사시설 설치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원인으로는 지역주민의 경제적·환경적 피해가 33.4%로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고, 뒤를 이어 지역이기주의 28.1%, 지역주민의 이해부족 16.9%, 장사시설에 대한 정보공개 미흡 11.2%, 지자체의 일방적 사업추진 9.6% 등으로 나타났다.
장사시설 건립 시 갈등해결 방법으로는 시설정비 및 지역 내 필요시설 건립(38.2%), 경제적 보상(31.2%), 주민참여 확대(30.3%) 등이 제시됐다.

환경오염·밀실행정 등 우려, 일본의 주민우선배려 본받아야
화장장이 들어서는 지역주민들의 반대 논리는 크게 세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화장시설로 인한 환경오염, 둘째는 부동산 가격하락, 셋째는 밀실행정이다. 하지만 최첨단 화장시설에서는 주민들이 우려하는 대기오염물질 배출은 기우일 뿐이다.
다이옥신·일산화탄소·질소산화물·수은·아연·구리 등의 유해성 물질의 검출은 법적 허용치를 초과하지 않는다. 철저한 환경오염방지시설로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 하락 역시 외곽지역에 화장장 건립부지를 선정하면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다. 화장시설 주변지역의 지가변동 추이 결과를 토대로 화장장 건립이 지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며 오히려 지역개발기금 등의 인센티브로 지역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할 대상이다.
화장장 건립 과정에서의 밀실행정 문제는 투명한 공개행정으로 극복할 수 있다. 장사시설이 지방자치단체장이 설치해야하는 의무시설로 분쟁조정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설득을 통해 얼마든지 해소가 가능하다.
실제 일본에서는 민관이 대화와 타협을 통한 신뢰관계 구축으로 화장장 건립을 추진하며 주민반발을 최소화 하고 있다. 특히 주민과의 동의와 협의를 바탕으로 공공사업을 추진하는 주민 우선배려를 본받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화장장 설치에 따른 각종 인센티브 지원도 필요한 부분이다. 무턱대고 화장장 건립부지 인근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타 지자체에서 화장장 건립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를 지역주민들에게 지원해 지역발전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게 한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화장시설 옆에 테니스장 등의 체육시설을 설치해 주고 그밖에 공원, 도로개설 및 정비, 상수도망 정비, 하수처리시설 설치 등의 지역숙원사업을 해결해주는 노력 역시 필요하다.
화장장 설치는 불가피하다. 다만 장소선정 및 결정과정에서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 또 화장장 등의 장묘시설을 공원처럼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최첨단 친환경 기술도입으로 화장시설이 시신을 태우는 불쾌한 시설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화장장은 혐오시설이 아닌 지역기반시설의 하나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