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본 사람은 다시 우리 미역만을 찾죠"
"먹어본 사람은 다시 우리 미역만을 찾죠"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5.0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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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내량 돌미역, 올 수확량 작년대비 3배 늘어
특유의 색과 풍미로 미식가 유혹하는 진상품

600년 전통의 견내량 돌미역이 작년대비 금년 수확량이 3배나 늘어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견내량 돌미역은 특유의 색과 풍미, 해산물 같은 식감으로 진상 미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견내량은 거제시 사등면과 통영시 용남면 사이에 위치한 해협이다. 폭이 좁은 탓에 물살이 빠르고 수심이 얕아 물속까지 햇볕 투과량이 많다. 이 때문에 다른 지역 미역에 비해 조직이 치밀해 뜨거운 물에도 잘 풀리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2010년대 들어 줄어들었던 미역군락도 거의 회복돼 올해는 4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채취 작업을 했을 정도다. 제철에는 인근의 어부들이 약 50척의 배를 움직인다.

돌미역은 물이 들고 나가기 직전인 물자배기 때에 1시간에서 1시간30분 동안 채취 작업을 한다. 큰 배가 진입하기에는 수심이 얕아 작은 배를 이용하는데 파류에 휩쓸리기 쉬우므로 날이 좋은 때에만 채취가 가능하다.

▲ 견내량 돌미역 수확량이 지난해에 비해 3배 가량 늘어 지역어민들의 효자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다이버가 수확한 견내량 돌미역을 들어보이는 주민 김명식씨.
견내량 돌미역은 기후와 물때, 습도가 다 적절하게 맞아야 소비자들에게 맛보여줄 수 있다. 햇빛이 내리쬐는 날 자연건조로 3일을 말려야 상품으로 만들어지고 물에 조금만 젖어도 상품가치가 없어진다.

사등면 광리어촌계 김동옥 계장은 "제철에는 미역을 따는데 사용하는 터릿대로만 들어올려도 90%가 상품으로 내갈 수 있을 정도"라며 "절단기를 쓰면 미역귀가 망가진다. 미역귀가 망가지면 미역이 자랄 수 없다"고 말했다.

돌미역 채취의 또 다른 방법은 직접 바다로 들어가 미역을 채취하는 것이다. 다이버가 눈으로 직접 확인해 채취하기에 95% 이상이 상품으로 나갈 수 있다.

30년 차 다이버 하형춘씨(51)는 "최근 채취량이 늘어나서 일이 많아진 만큼 기쁨이 크다"며 "견내량 돌미역은 바다의 바닥에서 자라 영양분을 흡수해 체도 굵고 길어 3m까지 자라기도 한다"고 자랑했다.

주민 최미경씨(50)는 "미역귀 부각은 건강식으로도, 술안주로도 훌륭하다"며 "미역귀가 미역 생산에 중요한 부분이기에 많이 채취할 수 없어 더 귀한 맛"이라고 설명했다.

견내량 돌미역은 줄기가 굵고 색이 진하면서 질기지 않아 상품가치가 높다. 이에 비해 양식미역은 줄기가 굵으면 질겨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김동옥 어촌계장은 "다른 지역은 작황이 안 좋은데 사등면은 작년대비 3배나 증가했고, 시세도 올해가 가장 최고"라며 "보름 작업한 것만으로도 1000만~1500만원의 수입이 나왔다"고 말했다.

주민 김상덕씨(70)는 "양식 미역의 양이 많아서 예전처럼 소비량이 많진 않지만 맛으로만 보면 양식 미역과는 천지차이"라며 "올해 출하량이 많아 다행이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정근돌씨(70)는 "수심 1m50cm에서 자란 양식 미역과 5~7m에서 자란 자연산 미역의 맛을 어떻게 비교하겠냐"면서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먹는 사람은 없다"고 견내량 미역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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