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 아래 학생들의 꿈과 끼가 영글었다
뜨거운 태양 아래 학생들의 꿈과 끼가 영글었다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5.0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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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36개 학교·기관 청소년 8000여명 참여 경연대회·참여행사·체험견학 등 즐겨
지역 출신 개그우먼 신보라 참여해 인기 특수군 진로체험 부스 대부분이라 아쉬워

경남도내 청소년을 위한 제19회 경상남도 청소년한마음축제&2015년 경상남도 청소년진로체험박람회가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거제시종합운동장과 실내체육관 등지에서 열렸다.

경상남도·거제시가 주최하고 (재)경상남도청소년종합지원본부·거제YMCA·거제시청소년수련원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도내 36개 학교·기관에서 800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해 다양한 부스와 축제를 즐겼다. 특히 거제에서 처음으로 한마음축제와 진로체험박람회가 함께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주최 측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경찰관 22명·소방관 6명·자원봉사단 50명을 둬 내·외부적으로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행사 첫째 날에는 거제 출신 개그우먼 신보라의 청소년 공감토크 콘서트가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신보라씨는 객석에 있는 청소년들의 꿈을 물어본 뒤 지난 시절 본인 경험을 털어놓으며 청소년과의 공감을 끌어냈다.

신씨는 "누구나 꿈이 있는 건 아니다. 공부를 잘한다 해서 꿈이 있는 것도 아니다"며"가장 예쁠 나이에 학업이나 진로에 대한 스트레스를 너무 받지 말고 자신이 가장 즐거울 때가 언제인지 천천히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종합운동장 트랙에는 45개의 체험부스와 부대행사가 마련됐다. 직업체험존·진로설계탐색존·진학정보존·먹거리마당·공예체험존 등이 운영되며 청소년들이 부스 참가 확인스탬프를 최소 5개 이상 찍게 해 참여도를 높였다.

정영훈군(신현중 2년)은"꿈이 교사인데 여러가지 활동 부스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소풍 온 듯 친구들과 함께 한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래예플라워디자인 부스를 운영한 하선아씨(40·거창)는"부스를 체험하려면 30분 이상이 소요되는데 학생들의 배우려는 의지가 높아 더운 열기도 참을 만했다"면서"여느 행사보다도 학생들 참여도가 아주 높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늘에서 땀을 식히던 김지나양(장목중 3년)은"여러 가지 직업을 알게 된 좋은 경험이었다"며"직업 선택에 있어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점심식사가 끝난 뒤에는 청소년 도시 오리엔티어링 대회가 진행됐다. 도시 오리엔티어링 대회는 건강하고 지혜로운 청소년 육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로 경쟁하며 협동심을 배우고 지역사회 문화와 역사를 학습하는 여가활동 프로그램이다.

거제종합운동장·거제시청·포로수용소 일원에서 6개의 필수 장소와 40여개의 선택 장소를 택해 100분의 제한시간동안 해당 장소에 찾아가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역 학생 5명이 조를 이뤄 56팀 280명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거제YMCA 하락종 사무총장은"한마음축제에서 늘 관람객이기만 했던 지역의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면서"거제시에 대한 자긍심과 친구들 간의 협동심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소년 도시 오리엔티어링 대회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자원봉사자와 시 공무원·경찰관 등이 함께 참여했다. 대회 결과 수월중학교 에이스 팀이 대상을 받는 등 17개 팀이 우수 팀에 선정됐다.

오후 2시부터는 특설무대에서'스트레스 해소 슈퍼스타 K'가 이어졌다. 해성중학교 김수연양(3년)을 시작으로 지역 초·중·고 16개 팀이 참가해 각자의 노래솜씨를 뽐냈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객석에서 자리한 학생들은 친구들의 장기에 끝까지 박수쳐주며 열렬히 호응하는 모습을 모였다.

행사 둘째 날에는 청소년 댄스·밴드 경연대회와 대우조선해양(주) 체험견학이 체험부스와 함께 열렸다.

특수 직업군 관련 부스 많아 진로체험은 겉핥기

행사의 첫 날은 30도가 웃도는 날씨에 부스 내부를 제외한 곳에서는 학생들이 더위에 힘들어 했고 인기 부스에는 학생들이 몰려 길게 줄이 늘어져있는 모습이 연출됐다.

진행본부 측에서 행사 전 잔디에 물을 뿌리고, 생수와 종이 모자를 참가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지급했지만 더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A중학교 교사는 "잠깐 트랙에 서있는데도 발이 뜨거워지는데 적게는 2시간 이상 있어야 하는 아이들이 걱정된다"면서 "좋은 취지의 행사에 날씨가 불청객이다. 아이들이 보다 활발히 움직일 수 있도록 행사 개최 시기를 옮기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고 말했다.

오현주양(고현중 3년)은 "날씨가 너무 무덥고 사람이 많아서 기다리는 것도 한계가 있어 막상 하고 싶었던 체험은 하지 못 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체험부스를 운영하다 보니 소믈리에·슈가크래프트아티스트·쇼콜라티에·바리스타·마술사 등 특수 직업군 관련 부스가 주를 이뤄 아쉬움을 남겼다.

문혜영양(옥포중 2년)은 "진로체험보다 취미로 활용할 수 있는 부스가 많았다"면서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은 많지만 재밌는 곳은 사람들이 몰려서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허윤빈양(성지중 2년)은 "진로체험 부스라 기대했는데 효율적이거나 와 닿는 부스가 그다지 없었다"며 "다양한 부스도 좋지만 많은 학생들이 택하는 업종도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 첫째 날인 4일은 6.4 전국 모의평가와 행사가 겹쳐 진로문제에 직접적으로 연관돼있는 고등학생의 참여가 없었다. 또 5일 또한 도내에서 고등학교 두곳만 참여해 청소년 한마음 축제라는 명칭을 무색케 했다.

행사를 총괄 진행한 (재)경상남도청소년종합지원본부 윤석희 팀장은 "행사성이다 보니 참가자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렵다"면서도 "학생들과 주변 평가를 통해 앞으로 더 발전하는 진로체험박람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거제시 여성가족과 전성자 계장은 "2개월 전부터 차질 없이 준비해왔지만 메르스 발발로 행사 진행을 많이 망설였다"면서"계획과 예방만 잘 한다면 괜찮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메르스에 대해 불안해하는 학생들을 위해 거제시보건소에서는 각 문과 화장실마다 세정제를 배치하고 마스크도 일부 준비했다. 하지만 자원봉사자들에게 메르스에 대한 지침이 따로 전달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800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하고 청소년한마음축제와 청소년진로체험박람회가 동시에 열린 대규모 행사였지만 체험박람회는 특수 직업군이 주를 이뤘고, 축제는 청소년들의 응원과 열기가 없었다면 김빠진 행사로 전락할 수 있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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