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시의회(의장 반대식)는 최근 권철현 전(前) 주일대사를 초청해 시의원과 소속직원 등 30여명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가졌다.
이날 권 전 주일대사는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Leader)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한·일 관계에서 살펴본 리더십 고찰'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권 전 대사는 리더십이라는 덕목을 단순히 이론적 지식전달이 아니라 일본 대사시절의 실제 업무를 통해 체험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전달했다.
권 전 대사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발생 시 대사관 직원과 110만명 한국교민들의 대혼란이 있었지만 믿음을 보여주는 지혜로 위기를 해결한 일화를 통해 "리더십은 도덕성이고, 조직원들에 대한 사랑과 신뢰"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권 전 대사는 또 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 파산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일본과 300억 달러의 통화스와프가 필요했던 상황을 회고했다. 그는 "당시 정부가 통화스와프를 위한 일본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이전부터 맺어온 일본의 정·재계 인물들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통화스와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 리더십은 인적네트워크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권 전 대사는 2009년 한·일간 문화교류 확대를 위해 '한·일 축제 한마당(도쿄)'이라는 아이디어를 발굴, 추진하면서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위해 일본광고업계의 신이라고 불리는 회사를 섭외했던 사례와 2010년 8월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을 기념해 일본의 사죄 담화문 발표와 조선왕실의궤 등 1205점의 문화재를 되찾아오게 된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후 권 전 대사는 "리더십은 바둑의 승부를 가르는 포석처럼 사전에 큰 액션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권 전 대사는 "리더십은 준비가 필수"라면서 "2009년 일본 총선에서 54년간 체제를 유지한 자민당 정권이 붕괴하고 민주당이 새로운 정권을 창출할 때, 이를 대비하여 1년 전부터 NPNN(New Paradigm New Network) 프로젝트를 실천해 새로운 정권과의 관계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에 반대식 의장은 "거제에서 태어나 3선 국회의원 활동과 2008년부터 3년2개월 동안 일본대사로 110만 교민과 함께한 권 전 대사의 뜻 깊은 강연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면서 "오늘 우리들에게 던져준 메시지를 가슴속에 깊이 새겨 거제발전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화답했다.
거제 하청면 출신인 권 전 대사는 동아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1996년 정계에 입문해 15·16·17대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후 2008년 4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주)일본 대사관 대사를 역임했고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세종재단 이사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