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이기보다는 수필과도 같은 내용이다. 철부지를 지나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세월이 흐르고, 나의 부모님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연약한 모습이 돼버린 지금에서야 한 평생 묵묵히 지켜봐 주시고, 믿어주던 부모님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우리는 부모라는 이름아래 참 많은 걸 당연히 여기고 살았구나하는 생각도 든다. 뭐든지 희생하고, 양보하고, 참아야 하고 끝없는 자식의 욕심에 얼마나 숨이 차고, 힘겨웠을까.
나 역시 두 딸을 키우고 있지만 부모가 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아이를 마주할 때 내 머리 속에는 마음 속 깊은 곳에 무조건인 사랑·희생이 들어 있던 것이다.
어떨 때에는 고3인 딸이 당연히 여기는 마음이 얄밉고, 괘씸하다는 생각도 들고, 가슴이 답답할 때도 있었다. 문득 그럴 땐 엄마가 떠오르곤 했다. 무한한 희생에 무엇을 언제 다 채울 수 있을까.
머리와 마음속에만 부모님이 있고 현실은 언제나 항상 나중으로 미뤄지는 부모님의 자리는 말로만 하는 효라고 생각한다.
자식이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돼야 하는데 그렇게 못하시는 심정, 자식에게 짐이 될까봐 노심초사 하시는 모습들이 눈에 아른거릴 때면 가슴이 아프다. 지금도 여전히 항상 자식에게는 모든 걸 아낌없이 주시고 걱정을 해주시는데 그런 어머니 아버지 건강에 문제가 생길까봐 제일 걱정이다.
내 나이 40이 넘었지만 여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어려운 일도 아닌데 했던 적이 없다.
"어머니·아버지 사랑합니다."
어머니·아버지를 만나면 꼭 해드리고 싶은 말입니다. 언제나 제 마음속에는 큰 산과 같은 존재입니다. 늘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