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자전거 도난, 대책 마련 절실
늘어나는 자전거 도난, 대책 마련 절실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5.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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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자전거 절도 검거율 38.7%…2014년 이전은 20%도 넘지 못해
시, CCTV 설치 등 보완책 제시…김해시, 등록제 시행 이후 효과

▲ 거제지역에서 도난 후 버린 자전거가 다수 포함돼 있는 방치 자전거는 연간 1000대 이상이 수거되고 있고 자전거 절도사건도 꾸준히 증가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지난 3일 방치 자전거 수거차량의 모습.

거제지역 자전거 절도사건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만큼 자전거 절도 사건도 늘어나고 있다.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2012년 86건에 불과했던 자전거 절도사건이 2013년 287건, 2014년 209건, 2015년 6월 현재 119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수치는 신고 접수된 사건만 해당돼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절도 현황은 늘어났지만 검거율은 2013년 이전까지 채 20%가 되지 못 했다. 그러나 2014년부터 CCTV가 곳곳에 설치되면서 30%를 넘어섰고 올해는 38.7%의 검거율을 보이고 있다.

최근 자전거를 도난당했다가 되찾은 A씨(33·상동동)는 "주변에 자전거를 도난당하는 사람이 많은데 되찾는 경우는 극히 일부"라며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A씨의 경우 본인의 자전거를 중고거래처에서 다시 산 사람이 이웃 주민이어서 자전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차대번호를 비교한 결과 동일한 자전거였고, 중고거래처에서 산 사람도 2차 피해자가 됐다.

조선소에 일한지 5년 됐다는 B씨(31·아주동)도 자전거 도난 피해자다. 그는 "조선소에 일한 5년 동안 자전거만 7대를 샀다"며 "처음 3대까지는 경찰서에 신고도 해봤지만 못 찾았다. 이제는 오히려 걸어 다니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산지 채 한 달도 안된 C씨(40·고현동)는 현재 관할 파출소에 자전거 도난을 신고한 상태다. C씨는 "자전거를 산 뒤 탄 시간보다 신고하며 기다린 시간이 더 많아졌다"며 "주변에서 자전거 도난이 있을 수도 있으니 중고 자전거를 사라고 할 때 말을 들을 걸 그랬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전거 가격이 올라가면서 자전거를 절도한 후 차대번호를 지우거나 훼손해 재판매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자전거 중고 거래에서 본인 자전거를 찾은 D씨(35·상동동)는 "잃어버리기 2주 전에 사고로 낸 긁힌 자국까지 똑같은데 차대번호가 지워져 있어 내 것이라는 증명을 못해 돌려받지 못했다"며 "중고 거래할 때 차대번호가 지워져 있으면 거래를 못 하게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행히 앞으로 자전거 절도사건의 검거율은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강력계에서 자전거 도난 수사를 맡았지만 올 2월 생활범죄수사팀이 구성되면서 자전거 도난 전담팀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거제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 박민우 반장은 "자전거 차대번호를 등록한 경우도 있지만 안 한 경우가 더 많아 차대번호가 훼손되면 추적하기 어려워 CCTV에 의존하는 편"이라며 "자전거 보관소에 CCTV가 없기에 인근의 CCTV 소유주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반장은 또 "자전거 이용자는 자전거 구입 시 차대번호와 자전거 사진을 찍어두고 긁힌 자국이 나면 그 부분도 촬영해두면 나중에 자전거를 되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시중에서 판매되는 잠금장치 중 절단기로도 쉽게 끊어지지 않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자전거 도난 사건은 우리 시뿐만 아니라 타 지자체의 골칫거리기도 하다. 자전거 도난 방지를 위해 가까운 김해시에서는 2012년부터 자전거등록제를 시행해왔다.

김해시의 경우 자전거 홈페이지부터 개설해 자전거 이용자에게 자전거도로와 코스 등을 알려 편의를 제공했고 2012년부터 자전거 등록제를 시행했다.

김해시 관계자는 "자전거 등록제는 자전거 구입 시 바로 등록되는 게 아니라 별도로 공공기관 가서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에 시민들 태도가 미온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자전거 등록제가 자율적 선택이지만 등록 후 분실 시 자전거 되찾기가 수월해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자전거 등록제 시행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이나 계획을 세운 적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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