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보고 때 거론 된 후보지 6곳 중 확정 짓지 못해
거제 시립박물관 타당성 용역 최종보고회가 지난 13일 거제시청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는 중간보고회에서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하면서 시립박물관의 건립필요성을 설명하고 각 관계자들의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회의에 앞서 거제시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는 시립박물관 건립의 타당성을 회의하는 자리로 입지 선정에 관해서는 아직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거제시는 역사기록의 보존·관리를 위해 제1종 종합 공립박물관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시립박물관이 들어서면 거제시 출토유물의 타지역 반출 문제가 해결되고 지역의 역사·문화의 가치를 공유함으로써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고 외부 방문객에게 거제를 더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게 된다. 또 사립박물관인 거제박물관의 경영난으로 기부채납 유물 3500여점을 활용 할 수 있어 기존 유물을 보존·전시하고 시립박물관의 전문성도 확보할 수 있다.
21세기산업연구소에서 발표한 건립 후보지 6곳에 대해서는 순위를 매기진 않았지만 장·단점을 들어 건립여건을 분석했다. 시립박물관 건립 후보대상지는 지세포 조선해양문화관 인근, 옥포대첩 기념공원 내, 사등성 주변, 둔덕기성 주변, 옥산성지 주변, 수협효시공원 인근 6곳이다. 중간보고와 다른 점은 후보대상지에 수협효시공원 인근이 추가된 것이다. 후보지 중 지세포 조선해양문화관 인근과 옥포대첩 기념공원 내 부지는 별도의 부지확보 비용이 없고 관람객 확보가 용이하지만 조선해양문화관 근처에 이미 문화예술회관이 있고 옥포대첩 기념공원 부지는 문화재 및 향토유적의 인접성이 낮다.
사등성 주변 부지는 국도 14호선을 이용해 이동 편의성이 높고 인근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지만 부지매입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둔덕기성 인근은 둔덕기성정비계획 완료 후 역사관광자원과 시립박물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유치진·유치환의 생가가 있는 지역이다. 단 위치 상 수요층 밀집도가 다소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옥산성지 인근은 문화재 및 향토유적이 인접해 있지만 접근성이 낮고 부지매입비용이 높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수협효시공원 인근은 공원과 조화를 이룰 수 있고 향토유적의 영향권에 포함되지만 부지규모가 협소하고 도로로 인한 추가부지 매입도 어렵다.
이날 회의에서 권민호 시장은 "역사를 다루는 박물관이 경제 논리에 휘둘려선 안 된다"며 "거제를 더 효과적으로 알리고 역사를 보존해 어린이와 학생들은 물론 시민들을 위한 역사 교육의 장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시립박물관 건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수환 시의원은 "박물관 입지가 꼭 도심지 근처에 있을 필요는 없다"며 "거제 자연 경관을 함께 볼 수 있도록 버스 운행 등 보조 이동 수단을 운영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황수원 거제박물관장은 "박물관의 역할은 전시뿐만 아니라 시민 교육하는 역할도 중요하다"며 "교육 수요자가 대부분이 학생들인 것을 반영하면 이동시간이 길고 이동수단도 마땅찮다면 운영에 큰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천엽 해금강테마박물관장은 "시립박물관은 거제의 과거와 현재를 한 곳에 모으는 전문적인 역할을 수행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주민 참여와 체험 프로그램 활성화를 통해 지역 색을 잘 살린다면 장소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물관건립을 중·장기적 사업으로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왔다.
김덕수 해양관광개발공사 이사는 "박물관을 한 자리에 모으거나 기존 박물관을 리모델링 하는 것 등 여러 방법을 다양하게 고려해봐야 한다"며 "여러 대안을 살펴서 천천히 건립하는 것도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