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크로스테스의 침대
프로크로스테스의 침대
  • 거제신문
  • 승인 200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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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녹원/본지 칼럼위원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테세우스>에 대한 모험담이 있다.

<테세우스>의 아버지 <아이게우스>는 아테네의 왕이었으나 아들을 낳지 못했다. 친구 <피테우스>의 집에 신탁의 뜻을 물어보기 위해 갔다가 그만 술에 취해 <피테우스>의 딸과 하룻밤을 보냈다. 물론 신탁의 뜻을 풀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피테우스>의 작전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테세우스>는 여행 중 <프로크루테스>라는 악당을 만났다. <프로크루테스>는 행인을 붙잡아 쇠침대에 뉘어 보고,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크면 큰 만큼 몸을 잘라 죽이고, 침대보다 작으면 몸을 잡아 늘려 죽였다.

<테세우스>는 이 악당을 똑 같은 방법으로 목을 잘라 버렸다. 이 모험담에서 <프로크로스테스의 침대>라는 말이 생겨났는데, 자기의 생각에 맞추어 남의 생각을 고치려고 하고, 남에게 해를 끼치면서까지 자기가의 주장을 밀고 나가려는 것을 일컫는다. (이하 모험담은 생략)

사람을 만나보면 별별 사람이 다 있겠지만, 3분의 2이상은 <프로크로테스의 침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물론 나 역시 비슷할 것이다. 어찌나 똑똑한지 자신의 생각과 조금만 달라도 거세게 자신의 주장을 늘어놓고, 또 그것을 강요한다.

그리고 심하면 비평과 비판의 이름으로 상대의 생각을 가차 없이 잘라버린다. 그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주먹다짐도 한다. 더 심할 경우는 죽음을 불사하기도 하는 일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텔레비전 속의 정치인을 보면 현대판 <프로크로테스>를 보는 듯하다.

강요만 하지 않으면 별 일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생각들을 지나치게 강요하다보면 사단이 난다.

그다지 현명한 식견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나는 생각하는 동물이며, 똑같지 않은 부모(다른 환경)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 생각하는 방법도 틀릴 것은 당연하다.

나는 거제시 신현읍 고현이라는 작은 동네에 사는 이름 없는 사색가이지만, 올 12월에는 대한민국 대통령도 뽑아야 하고, 내년에는 국회의원도 뽑아야하고, 후 내년에는 거제시장, 도의원, 시의원도 뽑아야 한다.

나는 어떤 분이 될지는 모르지만 그 자신들의 생각을 강요하는 분보다 나의 생각을 들어 주는 분을 꼭 뽑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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