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유기동물보호소를 찾아서]유기동물 보호의 명암
[거제시 유기동물보호소를 찾아서]유기동물 보호의 명암
  • 정종기 그루터기 기자
  • 승인 201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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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점점 늘어나 이제 550만 가구, 1000만인 반려동물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반려동물 사육 증가가 사람들에게 정서적으로 좋은 영향을 끼치는 면도 있지만 반대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이런 사육동물로 인해 도로나 공원 등 공공장소에 배설물이 널리고 이들과 접촉하는 사람들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털을 날리고 불쾌한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유기동물 때문에 일어나는 기생충, 식중독 원인균의 비산, 광견병 발생가능성 등의 염려도 걱정거리다. 그 뿐만 아니라 이런 저런 이유로 해서 키우던 반려동물을 몰래 길거리에 버리는 일도 잦아졌다.

정부 발표에 의하면 지난 한 해 동안 전국적으로 8만1147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런 유기동물들은 주로 야간에 인가 주위를 맴돌면서 먹이를 구하기 위해 쓰레기봉투를 뜯어 헤쳐 길바닥에 흐트러뜨리고 아무 데나 배설물을 분비해 놓는다.

때로는 지나가는 행인,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들을 공격하기도 해서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기도 한다. 이들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각 지역 자치단체들은 유기동물 보호소를 설치해 이들을 한 곳에 모아 보호수용하고 있다.

사등면 두동리 375-1번지에 위치한 거제시유기동물보호소는 인가로부터 한참 떨어진 외진 곳에 있었고 건물은 일자로 늘어선 키 높은 편백나무 숲으로 완전히 가려져 있었다.

오후 5시 반쯤 보호소에 들어서니 낯선 나그네의 방문에 개들이 일제히 짖어대며 소음을 내는 바람에 옆에 있는 사람과의 대화가 거의 불가능할 지경이었다. 관리인 3명이 상주하고 있는 보호소 안에는 당시 160여마리의 개가 수용돼 있었다. 대부분 운동장이나 우리 안에 있었지만 간혹 통로로 돌아다니는 개들도 있어 시설의 수용능력을 초과하고 있다고 보여졌다.

거제시 농업기술센터 김봉건 유기견 담당에 따르면 거제지역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유기동물 숫자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해 2010년 156건(개 145마리,고양이 11마리)이던 것이 2014년에는 469건(개 460마리 고양이 9마리)으로 증가했다.

유기동물 가운데는 외지에서 온 여행객들이 버리고 가는 동물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휴가철인 7~8월에 유기견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거제시는 이들 유기동물을 무한정 수용 보호할 수는 없기 때문에 수용동물 수를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용동물 수를 줄이는 방법은 세 가지다.

유기동물의 원 소유주를 찾아 되돌려 주는 것, 지역주민의 가정에 입양시키는 것, 안락사 시키는 것이 그것이다. 거제시는 지역주민 입양을 늘리기 위해 연간 2~3회 시내 중심부 인근의 공원이나 빈터를 이용해 대대적인 홍보 및 입양행사를 하고 있으나 현재 입양률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한다.

서울시에서는 충무로 등 시 중심부에 상설 무료입양소를 설치 운용해 입양을 늘리고 있다고 하니 이런 사례도 고려해 볼만하다. 또 이들 유기동물이 대부분 등록돼 있지 않아 원 주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원 주인에게 되돌려주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안락사에 의한 적정 수 유지는 타 지역 보호소에서는 많이 실시하고 있지만 거제시는 생명보호 차원에서 가능한 한 피하고 있다. 장래 유기동물 발생 수가 수용시설이나 사육관리를 위한 예산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면 보호 동물의 적정 수 유지를 위해 안락사 시키는 방법을 도입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유기동물이 계속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정부나 시민이 해야 될 일은 무엇일까?

첫째 무분별하게 번식돼 전국에 분양되는 동물사육을 규제하는 일이 필요하다. 둘째 2008년부터 시행되고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의무 시행되고 있는 동물등록제를 적극 시행해 무등록 등물을 줄이는 일이다. 셋째는 사육자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반려동물 사육을 결정하기 전에 모든 여건을 충분히 고려해 심사숙고 하라는 것이다. 반드시 이 모든 사항을 잘 생각하고 주위 사육자나 전문가의 조언을 받은 후 키워야 하고 한번 사육을 시작한 이상 끝까지 책임지는 마음의 각오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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