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올 2분기 실적을 지난 29일 발표하면서 이후 발생할 후폭풍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3조75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1조5481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고 발표했다.
조선업계의 손실과 원인이 한꺼번에 드러나면 그만큼 시장충격이 완화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해당기업들의 판단으로 풀이되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이왕 맞아야 하는 매라면 빨리 같이 맞고 경영정상화 수순에 들어가는 것이 부담을 줄이는 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채권단 실사 직후 해외 자회사 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 역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와 함께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 사측이 일정부분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거제대학교 박용호 교수는 "양대 조선소가 해양플랜트 부문의 누적 손실 등을 반영하면서 이번 분기에 손실 전부를 털고 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대우와 삼성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삼성의 경우 올해만 지나면 흑자 전환이 예상되지만 그에 앞서 혹독한 진통을 겪을 것"이라며 "임단협에서도 사측이 어려운 회사 상황을 토대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제대학교 이헌 교수는 "대우의 경우 이번 경영공시가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기 위한 신호탄으로 분석된다"면서 "비효율적인 부서를 통폐합하고 비리 등에 연루된 직원과 협력사, 자회사 등을 정리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대규모 미청구공사액을 이유로 하반기도 조선업계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청구공사란 매출로 인식했지만 돈을 받을 권리가 확정되지 않아 발주처에 청구도 못한 채권이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9조4000억원, 4조8000억원 규모 미청구공사액을 갖고 있다. 미청구공사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급증한 '헤비테일(상대적으로 선수금 비중이 낮고, 선박 인도 시 지불하는 금액의 비중이 높은 선박 건조 계약)' 때문에도 발생하지만, 예정원가를 낮게 잡았다가 예상보다 원가가 초과한 경우에도 늘어난다. 전자의 경우 선박 인도 후 해소되나 후자는 손실로 쌓이게 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해양플랜트의 저주가 올해 조선업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며 "혹독한 수업료를 치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