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상추, 김치 더 달라고 하면 욕 들어 먹어”
“상추를 삽겹살에 싸서 먹어야 할
판이네”
9월22일 추석을 앞두고 차례를 지내러 오는 친지들에게 전어회 맛을 보여주기 위해 옥포중앙시장을 찾은 주부 김씨(41)는 깜짝 놀랐다.
김씨는 4만원을 주고 전어 2㎏을 샀다. 그리고 상추를 사기 위해 시장을 이 잡듯 뒤져 상추를 파는 곳을 찾았다.
상추 20장 남짓 접시에 올려놓은 상추값을 주인에게 물었다. 평소 1천원도 되지 않을 것 같은 상추의 값이 2천원이라고 답했다.
“1천원어치 아니에요”라고 되묻자 주인 아저씨는 “돌아봐서 알겠지만 요즘 상추파는 데가 잘 없어요, 한 상자에 1만원선에 거래되던 상추가 4만원까지 올라 아예 가져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계원들끼리 삼겹살과 항정살 등을 구워 맛있게 먹던 김씨가 상추가 떨어지자 “아줌마 여기 상추 좀…”이라고 말하자 옆에 있던 계원 최씨가 얼른 김씨의 말을 끊는다.
김씨는 최씨로부터 “요즘 이 친구 상추값이 얼마나 비싼지 모르는 모양이군, 요즘 식당에서 상추, 배추 더 달라하면 욕 들어 먹어 이 사람아”라고 한마디 들었다.
김씨는 상추, 배추값이 엄청 올랐다는 말을 듣고는 “삼겹살을 상추에 싸 먹는 게 아니라 상추를 삼겹살에 싸 먹어야 할 판이네. 요즘 식당에서 상추 더 달라하면 큰 일 나겠군, 조심해야겠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태풍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온으로 채소류 출하량이 줄면서 9월부터 시작된 채소 값 강세가 김장철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가계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대체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했으나 일부 농산물은 폭등세를 보였다.
지난 2일 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채소 관측 월보’에 따르면 지난달 배추(상품)의 10㎏당 도매가격은 8천8백37원으로 8월보다 62% 올랐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이 달 배추 상품 10㎏ 도매가격이 6천5백원 수준으로 9월보다는 떨어지겠지만 평년 같은 달에 비해 37%정도 비쌀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후 가격 하락으로 준고랭지 2기작과 가을배추 재배 면적이 줄면서 가을 배추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6%, 평년보다 3% 적을 것으로 추정돼 김장철 배추 값은 급등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무도 올해 재배 면적이 평년보다 20% 가까이 줄어든 데다 파종시기 집중호우로 생육까지 나빠져 생산량이 줄어 11~12월 가격이 평년보다 비싸질 것으로 예상됐다.
마늘과 양파도 태풍의 영향으로 지난달보다 값이 더 오르고, 대파와 쪽파 값도 출하 면적 감소와 작황 부진으로 11~12월까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