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강박증·과대망상증·우울증·공포증·정신분열증 등 현대인이 앓고 있는 정신적 질병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걱정·초조·두려움이 젊은 세대의 기본적인 정서상태가 되고 있는 상황은 이 사회의 가장 주변부에 배치되거나 배제되고 있는 젊은이들의 불안정한 현실 때문이다.
불안한 상황이 반복되면 심리적·정서적 패턴화가 이뤄지고 그것은 기존의 관계망을 바꾸고 사회적·정서적 패턴화가 이뤄지는데 그것은 기존의 관계망을 바꾸고 사회적·집단적 배치를 바꾸는 치유적인 실험과 행동을 필요로 한다.
특히 우울증은 정신 분석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분노나 구강기에 고착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타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성향으로 본다. 삶과 욕망만을 사유하고 역동적인 생명 에너지의 생성과 창조의 주체성인 자유인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해법의 핵심이다.
스피노자 말이 너무 어렵고 작가의 인용과 이야기가 너무 현실적이고 조금은 따로 놀아 난해했다. 하지만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글귀에는 정말 큰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좋았다.
요즘같이 풍족한 세상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 글이 무슨 의미냐 하겠지만 우리 때에는 삶의 지표가 된 명언이었다. 넘쳐나는 사람들과 그 관계속에서, 풍족한 물질의 유익 속에서도 그것이 우리에게 왔음을 감사하지 않고 그 속에서 병들어 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인 듯하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아직도 기본에 매우 충실한 삶이 매우 큰 공든 탑을 쌓을 수 있는지를 잊지 말아야 하며, 사소하고 보잘 것 없는 것에 많은 진리가 숨어있음을 알고, 자기 앞의 삶을 좀 더 긍정한다면 세상이 좀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며 스피노자의 철학책 한 권을 원본에 준해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